상표권 전문 특별사법경찰을 만나다

2022. 11. 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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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중국 상하이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중국 상하이에는 이른바 ‘짝퉁 거리’가 있었습니다. 명품 브랜드 옷, 지갑, 벨트 등을 90%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죠. 하지만, 엄연한 불법이었습니다. ‘상표권’을 침해하는 물품이기 때문입니다.

상표권을 침해한 짝퉁 지갑.

상표권은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명품을 상징하는 색, 문양, 기호 등은 A라는 회사만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인데요. 특허청은 특별사법경찰대를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표권 사건에 대한 수사로 진행했는데요. 현재는 특허, 디자인, 영업비밀 침해 행위, 지식재산권 등 특허청 업무 전반에 대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표권 침해 사례는 최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SNS와 블로그 등 개인 간의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SNS 플랫폼 기업은 대부분 외국계 기업이라 수사의 어려움이 있고, 개인 간 거래라서 침해 사례를 특정 짓기 어렵지만, 특허청은 작년(2021년) 상표권 침해 사범 557명을 입건, 위조상품 8만여 점을 압수했습니다.

그래서 정책기자단이 만났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상표권 위반 특별사법경찰로 업무를 수행 중인 공지운 수사관인데요. 공지운 수사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특별사법경찰대의 업무와 상표권 침해 사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 공지운 수사관.

먼저, 특별사법경찰 업무입니다. 특별사법경찰이라는 말이 생소할 수 있습니다. 특별사법경찰은 일부 분야 혹은 일정 지역에 대해 경찰이 아닌 다른 기관에 맡기는 경우 수사나 치안 유지에 효과적일 때 운영하는 제도인데요. 현재 특별사법경찰은 검찰청의 마약 수사관, 특허청 수사관, 병무청 수사관, 국토교통부 철도경찰 등이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저작권 관련 특별사법경찰을 운영하고 있죠.

이 중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상표권 혹은 전용사용권을 침해하는 경우와 상표권 이외에 특허, 디자인권, 지식재산권, 영업비밀 침해 분야를 다룹니다. 공지운 수사관은 “전체 비율 중 상표권 분쟁이 가장 빈번하다”고 전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상표권은 침해가 용이한 지식재산 중 하나며, 고도의 장비나 설비가 필요하지 않고, 상표권을 침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부정이익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상표권 침해 사례도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작년에 고가의 명품 브랜드가 아닌 일상에서 사용하는 텀블러의 상표권을 침해한 사례를 전했습니다. 스타벅스 텀블러 한정판매 제품 사례입니다. 한정판이라는 점을 노려, 상표권을 침해한 상품을 정품으로 속여 유명 오픈마켓 등에 50~60%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습니다.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이 모니터링을 하던 중 이 사례를 발견하고 관련 제품을 구입, 정품 여부를 확인해보니 짝퉁으로 판명됐고,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위조 스타벅스 텀블러 및 머그컵이 3만3000여 점으로, 1톤 트럭 22대 분량이나 됐는데요. 

특허청이 압수한 가품, 즉 짝퉁들.

공지운 수사관은 최근 SNS를 통해 온라인으로 짝퉁을 판매하는 행위가 급증했다고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은 어떻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을까요? 공지운 수사관은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다고 답했습니다. 계좌와 스마트폰, 상품 발송 내역,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 등을 다각도로 수사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압수수색 등을 벌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산하기관인 한국지식재산보호원과 함께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텀블러 사건도 모니터링 과정에서 발견된 상표권 침해 사례인데요. 

최근에는 상표권 침해 사례가 더 고도화되고, SNS 등으로 숨어들면서 수사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특허청 특별사법경찰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공지운 수사관은 “모두 다 적발할 수는 없겠지만 처벌 받지 않는다라는 시그널은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는데요. 

마지막으로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의 마음가짐을 들어보았습니다. “내가 하는 업무가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적용될 때 보람을 느낀다. 수사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실제 범죄행위가 있다면 반드시 잡아내고, 부정 경쟁과 타인의 신용에 편승에서 정당하지 못한 이익을 취득하면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이 반드시 잡아내는구나’라는 말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

특허청 서울사무소에 상표특별사법경찰과가 있습니다.

공지운 수사관은 위조상품, 짝퉁을 인식했음에도 구매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며,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지식재산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다양한 상표권 침해 사례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상표권 침해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타인의 신용에 편승해서 부당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인데요. 공지운 수사관의 말처럼, 짝퉁은 사지도, 팔지도 말아야겠습니다.

정책기자단|조수연gd8525gd@naver.com
대학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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