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 한남2구역 수주 '과열혼전'…흑색선전에 고발까지 '점입가경'

박승희 기자 2022. 11. 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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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이틀 앞두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홍보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는 현장에 대우건설 직원이 무단 침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1시간20분가량 중단됐다.

하지만 대우건설 측 직원이 현장에 무단 침입, 조합원 명부가 있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투표 전산 작업까지 진행했다는 것이 롯데건설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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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투표장 무단침입 의혹' 대우건설 입찰방해죄로 경찰 고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가짜 조합원 고용' 의혹 제기…각종 비방전 난무
위쪽부터 대우건설이 제안한 '한남써밋' 투시도와 롯데건설이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문주.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이틀 앞두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홍보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각종 음해성 비방은 물론이고, 투표장 침입 의혹으로 수사기관 고발까지 이뤄지며 수주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는 현장에 대우건설 직원이 무단 침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1시간20분가량 중단됐다. 대우건설 직원 진입을 인지한 조합이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관련 조사가 이뤄진 뒤에야 투표가 재개됐다.

당초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부재자 투표 현장에 신원이 확인된 양사 직원 1명씩만 배석해 참관하기로 협의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측 직원이 현장에 무단 침입, 조합원 명부가 있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투표 전산 작업까지 진행했다는 것이 롯데건설 주장이다.

부재자 투표 당일 조합 명부를 빼돌리기 위해 투표 전 사무실로 직원을 투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대우건설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대우건설 직원이 잠입한 사실이 일절 없다"며 "롯데건설은 단순 해프닝을 과장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조합 직원의 오해로 일어난 단순 해프닝이라고 설명했다. 주차 안내와 조합원 부축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던 대우건설 측 직원을 조합 관계자가 조합 아르바이트 지원자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주변 정리와 단순 업무를 수행했을 뿐, 명부 유출을 위해 침입했다는 주장은 음해라고도 했다.

전날 투표는 마무리됐지만, 양사의 다툼은 이어졌다. 롯데건설은 대우건설 해명이 현장에서 수차례 번복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국 용산경찰서에 고발장도 제출했다. 이번 일과 관련된 대우건설 직원들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입찰방해·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됐다. 롯데건설은 이번 일은 입찰 자격 박탈 사유라는 입장이다.

조합도 대우건설 아르바이트생이 투표장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공지했다. 조합 측은 "조합은 이 사태에 대해 어떤 가치 판단을 내리거나 의혹, 의심을 표현할 수 없다"면서 "경찰의 조사와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에 양사도 공감하고 동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 서울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2구역을 두고 이전투구식 복마전이 치열하다. 단순한 사업 조건 경쟁을 넘어서 서로를 깎아내리는 흑색선전이 난무한 상황이다. 조합은 입찰 전부터 홍보 공영제 운영을 내걸고 '클린 수주'를 강조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며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1차 합동설명회 당일엔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 조합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대우건설 규탄 시위를 벌였다. 대우건설은 이들의 배후에 롯데건설이 있다고 주장한다. '가짜 조합원' 고용으로 대우건설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한 공작이라는 의심이다. 롯데건설은 억측이라고 맞섰다.

약점을 파고들며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건설 측은 대우건설이 중흥건설로 인수됐다는 점을 들며 공격했고, 대우건설은 롯데건설의 우발채무와 유상증자를 거론하며 자금 리스크를 강조했다. 건설사들이 홍보를 위해 고용한 OS 요원들이 주먹다짐을 하거나, 상대 회사를 꺾기 위한 각종 음해성 소문을 퍼뜨리는 등 '마타도어'로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치열한 공방전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조합원도 늘고 있다. 홍보공영제 위반으로 구청에 민원을 넣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용산구 소재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건설사가 내건 입찰 조건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감정적인 홍보전에 눈이 가려지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3-3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14층 1537가구(임대 238가구 포함) 규모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파격적인 금융 혜택을 내걸며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5일 개최된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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