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중에 韓美 훈련은 되고 北 미사일 발사는 안 된다?

2022. 11. 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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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의 "상중" 군사도발 비난, 번지수 잘못됐다"

[윤효원 아시아노사관계 컨설턴트]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말이 많다. 그 중 백미는 "상중에 미사일을 쏜 북한은 동포가 아니다, 동포는 무슨"이라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의 발언이다. 10월 29일 밤 이태원 참사가 나고 엄청난 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희생자 중에는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많았고, 미국인도 포함됐다.

지난 10월 18일 한국군 관계자는 "한미 공군은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2022년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한반도 위기가 전쟁 직전으로 치닫던 2017년 12월 훈련 때 한미 군용기 230여 대가 참가했었다. 당일 연합뉴스는 한국 측 F-35A와 F-15K 등 140여 대, 미국 측에선 F-35B, F-16 등 100여 대가 참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공군기 240 여대가 넘는 사상 최대의 작전이 감행된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 뉴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터넷 매체 <통일뉴스>는 "이 훈련 기간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미가 판단하는 시점과 겹친다. 이번 대규모 훈련의 진정한 목적이 핵실험 예방인지 핵실험 유도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비판했다.

▲한미 공군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을 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참가한 한국 공군 KF-16 전투기가 군산기지에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한미연합공중훈련은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ROM)'이라 명명되었다.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대참사가 일어났지만, 한미 양국은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표현에 따르면 "상중"임에도 유사시 북한에 대한 폭격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한미연합공중훈련을 강행했다. 한국인은 물론 미국인을 포함한 많은 외국인들의 생떼 같은 목숨이 죽어 나간 비극적 참사에 연연하지 않고 폭격 훈련을 강행한 것이다.

"상중"임에도 10월 31일 한미 양국 정부에 의해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비질런트 스톰'이 강행되자, 미국 국무부와 중앙정부부(CIA)의 해외홍보 전술 수단으로 운영되는 자유아시아방송(RFA) 한국어판은 '주한 미 제7공군, 비질런트 스톰 첫날 성공적 훈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미 제7공군의 켈리 지터(Kelley Jeter) 대변인은 10월 31일 시작된 비질런트 스톰 훈련이 어떠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을 받고, "이날 훈련에 참가한 거의 모든 종류의 한미군용기 수십여대가 1시간 동안 함께 비행하며 훈련했다"면서 "이번 훈련엔 미군 측에서 F-35B 스텔스 전투기, F-16 및 F-15 전투기, A-10 지상공격 근접지원기, KC-135 공중급유기, U-2 고고도정찰기, EA-18G 전자전기, E-3 조기경보기, C-130J 수송기, F.A-18C 다목적전투기, UH-60M 블랙호크 헬리콥터, CH-47F 치누크 헬리콥터, AH-64 아파치 헬리콥터, MQ-1C 무인정찰기 등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10월 31일 이태원 참사로 인한 "상중"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공중폭격 훈련을 감행하자, 북한 외무성은 같은 날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과 남조선의 지속적인 무모한 군사적 움직임으로 하여 조선반도와 주변지역 정세는 또다시 엄중한 강대강 대결국면에 들어섰다"고 비난했다.

또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0월 17일부터 28일까지 남조선 전역에서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인 '호국' 연습이 진행된 데 이어 불과 며칠만에 또 다시 력대 최대 규모의 미국-남조선 련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 "일본에 기지를 둔 F35B 스텔스전투기들을 포함하여 수백여 대의 각종 전투기들이 동원되는 이번 훈련은 조선반도 유사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대상들을 타격하는데 기본 목적을 둔 침략형 전쟁연습"이라고 규정했다

박수 소리는 두 손이 맞부딪혀야 나는 법이다. 일어난 사건의 순서를 따져보자면, 대표적인 '친윤'으로 분류되는 박수영 의원이 "상중"에 일어난 군사도발이라며 비난할 대상은 북한 정부에 앞서 한미 정부여야 했다.

박수영 의원은 서울대 법대 동문인 윤석열 대통령과, 역시 서울대 법대 동문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상중"에는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먼저 요구하고, 그 다음에 북한을 향해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라고 말했어야 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유도한 한미 공군의 북한 폭격 훈련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침묵하면서 그에 대한 대응으로 초래된 북한의 미사일만 탓하는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방식을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의 산실인 서울대 법대가 가르치지는 않을 것이다. 삼척동자도 알 듯이,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는 법(!)이다.

[윤효원 아시아노사관계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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