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그날의 용기, 계속 이어간다"(종합)
박민식 보훈처장 "어떤 위기도 우리답게 헤쳐 나갈 것"
(광주=뉴스1) 정다움 이수민 기자 = 제93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3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 화정동 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서 개최됐다.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30일 광주-나주 간 통학열차를 이용하던 한일 학생들의 충돌이 도화선이 돼 같은 해 11월3일 광주에서 전국으로 퍼져나간 항일독립운동이다.
학생독립운동 기념행사는 교육부 주관으로 지방교육청에서 실시했으나 3·1운동, 6·10만세운동과 함께 3대 독립운동으로 평가받는 점을 고려, 지난 2018년부터 정부 기념식으로 격상돼 정부 주관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은 '그날처럼, 우리답게'를 주제로 독립유공자 유족과 정부주요인사, 광주교대·광주자연과학고·광주제일고·수피아여고·숭일고·전남여고 등 학생독립운동 참가 학교 6곳의 학생 180명 등 총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날처럼, 우리답게'는 일본 식민치하의 엄혹한 상황에서도 대한독립을 위해 차별과 불의에 항거했던 청년학생들의 용기와 정의로움을 기억하고, 미래세대들이 주체성을 살려 오늘에 맞게 계승하고 확대하자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행사는 개식과 여는영상, 헌화와 분향, 국민의례, 기념공연 1막, 기념사, 기념공연 2막, 학생의 날 노래 제창 순으로 40분간 진행됐다.
헌화와 분향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강기정 광주시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학생 대표 6명 등이 함께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부부 독립운동가인 강석원·김두채 열사의 유족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故(고) 강석원 선생은 광주학생항일운동 당시 학생투쟁지도본부를 설치해 타지 동지와 연락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1930년 10월 보안법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루기도 했다. 출소 후 광주에서 조용히 지내다가 1991년 1월 사망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1977년 강석원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고 그의 유해는 대전현충원에 묻혀 있다.
아내인 故(고) 김두채 선생은 1927년 10월 창립된 광주소년동맹에서 소년단원으로 활동했으며 광주여고보 재학시 백지동맹과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해 퇴학 당했다. 강석원 선생과 혼인 후 남편의 옥바라지를 하면서도 신사참배와 창씨개명을 거부했으며 모진 세상의 풍파를 견디다 36세에 일찍 눈 감았다.
두 사람의 손녀인 황서영양(12·서울세명초 6학년)은 "이 나라를 뺏기지 않고 그 위험에 맞서 싸우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랑스럽다"며 "저도 그 정신을 이어 받아 애국심이 크다. 꿈이 경찰인데, 나라를 아끼면서 살다가 이런 위기가 처하면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주제공연 '그날이 있었다'는 독립운동의 정신과 전개과정을 표현한 석정현 작가의 일러스트 페인팅과 배우 이희준, 광주제일고 박주현 학생, 전남여고 조소현 학생의 격문 낭독으로 진행됐다.
또 가수 이보람씨 등이 영화 '위대한 쇼맨' ost 'This is me'를 불렀다. 이 곡은 꿈을 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뜨거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기념사를 통해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 민족이 일본 제국주의를 물리치고 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일어나 성숙한 자유민주주의와 문화를 꽃 피우는 나라가 될 줄 몰랐을 것"이라며 "올바름을 회피하지 않는 청년들의 용기와 연대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역사 속에 미래가 나아갈 방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 우리는 93년 전 그날 일제에 항거해 두려움없이 거리로 나아갔던 청년들의 용기와 정의를 기억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일궈낸 대한민국 역사 속 모든 청년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는 어떤 위태로운 시기가 와도 '그날처럼, 우리답게' 헤쳐 나가며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고 다시 눈부시게 도약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와 정신을 국민과 미래세대가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보훈문화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식은 참석자 전원이 일어나 '학생의 날' 노래를 제창하며 마무리됐다.
행사에 참여한 구민석군(17·광주자연과학고 2학년)은 "학교에 기념탑도 있고 역사 교육도 받아서 평소 학생독립운동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며 "공연을 보며 독립운동에 대한 의지와 단합심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기꺼이 독립운동기념식에 참석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시현양(17·여·숭일고 2학년)은 "선배들이 있기에 우리가 이렇게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고있는 것 같다"며 "너무 뿌듯하다. 그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념식은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 중 진행됐다. 이에 따라 기념식장엔 조기가 게양됐으며 참석자 전원은 근조 리본을 달았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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