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 신고 18시 34분 전에도 있었다…경찰 “무관한 신고로 판단”
'압사' 가능성을 언급한 첫 112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저녁 6시 34분 입니다. 경찰은 그제(1일) 112신고 내역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그렇게 밝혔습니다. 국회에도 똑같이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해보니, 그 이전에도 '압사'를 언급한 신고가 있었습니다.
저녁 6시 17분(발신자 기준)과 6시 26분(발신자 기준)에도 '압사'를 언급한 112신고가 연달아 들어왔습니다.
당시 이태원에 있던 제보자가 저녁 6시 17분 112 상황실에 전화를 겁니다.
"불법으로 노점하는 사람들 때문에 엄청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경찰은 "예 알겠습니다" 라고 응대합니다. 이 통화는 30초 동안 이어집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경찰은 현장에 오지 않았습니다. 제보자는 9분 뒤인 저녁 6시 26분에 다시 전화를 겁니다.
"아까 신고를 했다. 지금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다"고 말하고, 경찰은 "빨리할게요."라고 답합니다. 당시 통화 분량은 14초. 실제 대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두 번째 신고를 한 지 4분 뒤, 현장에 경찰관이 출동했습니다. 제보자에게 혼잡한 길에서 벗어나라고 안내하고, 노점상에게도 영업 구역을 조정하라고 지도하고 종결됐습니다.
앞서 공개된 11건의 112신고와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됐습니다.
■ 경찰 "참사와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발표 안 한 것"
경찰은 KBS가 취재한 두 차례의 112신고가 접수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경찰은 해당 신고의 접수 시간을 저녁 6시 19분으로 표기함. 전화를 받은 112 상황실에서 통화가 끝난 시각을 기준으로 함.)
KBS는 왜 이 신고는 제외하고 공개했냐고 물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망 사건과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저녁 6시 34분 신고를 최초라고 발표한 것이다" "사건 내용 자체가 노점상에 대한 신고여서 분류가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또 동일한 신고자의 두번째 신고에 경찰이 출동, 노점상 문제가 해소가 됐기 때문에 해당 신고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감추거나 은폐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사 당일에 이태원에서 들어온 112신고 122건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숨길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분류의 문제였을 뿐인지 아직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압사'를 언급한 신고가 KBS가 확인한 저녁 6시 17분 이전에도 있었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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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기자 (ejc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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