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경보, 안보 전문가 "연평도 때와 상황 유사, 영토 직접 공격 우려"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3일 (목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어제 동해상 북방한계선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이 오늘 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어제 발사한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에서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는데요, 합참은 어제(2일) 오후 2시를 기해 공습경보를 해제하고 경계경보로 대체했고, 어젯밤 10시, 경계경보도 해제된 상태입니다. 현재 우리의 상황은 어떤 것인지,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하 부승찬): 안녕하세요.
◇ 이현웅: 또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입니다. 우리나라는 애도 기간인데요, 연이틀 도발을 감행한 배경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부승찬: 표면적으로는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부위원장 박정천이 밝혔듯이, '한미 훈련에 대한 대응'이라는 얘기를 했지만요. 깊이 들어가 보면 북한이 한미 훈련이라든지 한미일 훈련이라든지 한측 단독 훈련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담한 공세적 도발들을 행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의도를 정확히 보면, 일단 핵보유 인정과 군축 협상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 이현웅: 어제 쏜 미사일의 경우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인데, 앞서서 설명 주신 부분과 의도가 똑같습니까?
◆ 부승찬: 그렇죠. 긴장을 상당히 고조시켜서 핵 보유 인정이라든지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치밀함이 깔려 있지 않나, 그렇게 보입니다.
◇ 이현웅: 한미 연합 훈련이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진행하고 있는데, 실제로 북한이 위협을 느낄 수준의 훈련입니까?
◆ 부승찬: 규모도 상당하고요. 최신 전투기부터 시작해서 해외 전력까지 전부 참여하는, 우리 한미 연합 공군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대규모 훈련입니다.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트라우마가 있는데, 김일성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지만 "미국의 폭격으로 인해서 평양에 온전히 남아 있는 게 집 두 채밖에 없다"는 표현을 쓰면서 방공망을 상당히 강화했었거든요. 특히나 남북은 지리적으로 상당히 밀접하게 붙어 있지 않습니까? 일종의 완충지대라고 할 수 있는 버퍼존이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기수만 돌리면 북으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위기감, 두려움이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 이현웅: 앞서 말씀하신 대로 본인들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의도라면, 앞으로 계속 미사일 도발이 감행될 수 있겠습니까?
◆ 부승찬: 강대강으로 가니까요. 남북 간 강대강, 한미연합과 미국과도 강대강, 한미일, 그다음 넓게는 진영논리로 가는 거거든요. 남북 관계가 안 좋더라도 주변 정세, 미중 간 협력 관계가 상당히 돈독하다든지 러시아와의 관계가 돈독하면 이게 상쇄효과를 내서 남북의 긴장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측면도 있거든요. 그런데 국제정세도 그렇고 남북관계도 이런 상황에서는 상당히 강대강으로 갈 것이고. 그다음 우려스러운 것은, 영토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이런 게 우려스러운 거죠. 연평도 포격이 대표적이거든요. 그때 당시만 해도 이명박 정부 때긴 하지만, 남북 간 상당히 강대강이었고요. 주변정세도 마찬가지로 협력적 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하다 보니까 결국은 연평도 포격, 우리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했던 거고요. 이번도 그 상황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어서 좀 우려스럽습니다.
◇ 이현웅: 올해 초부터 북한의 7차 핵실험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강행하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언제쯤으로 전망하십니까?
◆ 부승찬: 정부의 판단은 지금 당장 핵실험이 이루어져도 이상할 게 없다는 입장이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마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된다면, 정확히 할지 안 할지는 제가 확답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지금 징후나 이런 걸 보면 핵실험 준비가 모두 끝난 건 사실인 것 같고요. 핵실험을 단행한다면, 어찌 됐든 남북관계라든지 국제정세라든지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아마 효과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을 때, 북한이 그럴 때 움직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보는데요.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든지 미중 갈등이 더 첨예화되고 남북관계가 더 첨예화되는 상황이 아마 핵실험의 적기가 아닐까, 그렇게 보이고 있습니다.
◇ 이현웅: 어제 깜짝 놀라신 분들 참 많으신데요, 공습경보가 내려졌습니다. 공습경보가 발령됐다는 의미, 어떻게 보면 됩니까?
◆ 부승찬: 공습경보는 일단 적의 미사일이 됐건 해상전력, 지상전력이 됐건 우리를 향해서 공격한다는 게 임박했을 때. 곧 공격이 이루어지거나 혹은 진행 중일 때 공습경보가 발령되는 거거든요. 물론 과거에 공습경보가 발령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때였고요. 울릉도 지역이나 동해 지역에서는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게 최초거든요. 그래서 탄도미사일 자체가 NLL 이남, 동해상으로 향하기 때문에 그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울릉도에 대한 공습경보가 발령된 게 아닌가.
◇ 이현웅: 거리상으로만 보면 속초가 57km, 울릉도는 167km 떨어진 공해상에 떨어진 건데, '왜 속초가 아닌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내려졌냐', 이걸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 부승찬: 방향 자체를 보셔야 되고요. 탄도미사일의 속도를 보셔야 되는데, 기본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경우 마하(mach) 5, 초로 계산했을 때 초당 340m 이상을 날아갑니다. 곱하기 5를 하는 거죠. 그럼 초당 1.5km를 간다고 가정했을 때, 울릉도까지 떨어지는 시간이 속초에 떨어지는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향이 중요한 거고요. 울릉도 방향을 향했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서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내려진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이현웅: 공습경보가 내려졌다는 것은 우리가 공격을 받기 직전이었다, 이렇게 해석해도 되는 건가요?
◆ 부승찬: 그렇죠. 공습경보라는 것은 공격이 임박했거나 진행될 때 내려지는 거고요. 그리고 공격이 예상될 때 경계경보가 되겠습니다.
◇ 이현웅: 그런데 울릉도 현지에 계신 분들이 문자나 알림을 받는 게 늦어졌다고 해요?. 이건 어떤 과정 때문에 이렇게 늦어졌을까요?
◆ 부승찬: 저는 이걸 보면서 느낀 거지만 일단 위기관리 매뉴얼 자체가 지역까지 다 전파가 안 된 걸로 보이고요. 어찌 됐든 군에서 이걸 담당하는 게 항공우주작전본부인데요. 여기에서 위협을 탐지하고 방향을 확인하고 '어느 쪽으로 낙탄될 가능성이 있다',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 해서 행정안전부 중앙민방위 경보통제센터로 보내는 거거든요. 그러면 일사불란하게 울릉도에 보내고 사이렌이 울리고, 음성 방송이 나갑니다. 사이렌이 울리는 것까지는 됐는데 문자는 차치하더라도 음성 방송까지 안 나가다 보니까, 울릉도 주민들은 이게 훈련 상황인지 실제 상황인지 분간을 못 해서 우왕좌왕했던 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어제 인터뷰를 보니까 '민방위 훈련인 줄 알았다', '애도 기간이어서 울린 줄 알았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요.
◆ 부승찬: 교육이 돼야죠.
◇ 이현웅: 만약 공습경보인 걸 알았다면 현지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되겠습니까?
◆ 부승찬: 울릉도 같은 도서지역에는 아마 대피소들이 다 구비돼 있을 겁니다. 신속하게 대피소로 이동하고요. 낮은 지역이나 몸을 은폐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서 움직이지 말고 지시에 따라 주는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공습경보가 울리는 즉시, 대피소로 이동 못 할 때는 몸을 숨기고 의지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서 그쪽으로 대피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공습경보, 이번 계기로 확실히 이해해 두고 다른 지역에 계신 분들도 대처 방법을 숙지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