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서 구조했던 BJ 영상, 유튜브서 삭제됐다… 왜?

박선민 기자 2022. 11. 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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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BJ 배지터. /유튜브

아프리카TV BJ 배지터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5~6명의 시민을 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에서 삭제됐다. 정부가 최근 이태원 참사 관련 여과되지 않은 사진, 영상을 11월 한 달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조치로 보인다.

3일 유튜브에 따르면 한 네티즌이 배지터의 이태원 생방송을 풀버전으로 녹화해 올린 영상이 삭제됐다. 영상에는 사고 발생 당시 이태원 골목 상황과 모자이크되지 않은 시민들의 모습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배지터가 참사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뒤 5~6명의 시민을 헤밀톤호텔 난간 위로 올려 구출하는 과정도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난간에도 점차 사람이 들어차자 일부 시민들이 배지터의 구조를 만류하는 모습도 나왔는데,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들에 대해 무분별한 신상 털기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해당 영상 링크에 접속하면 “정부의 법적 신고로 인해 해당 국가 도메인에서 사용할 수 없는 콘텐츠”라는 문구가 나온다. 영상에 달렸던 댓글 역시 모두 삭제된 채 “댓글 사용이 중지되었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온다. 영상은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모자이크 없이 전체 시청이 가능했다. 이 영상은 공개된 지 이틀만에 조회수 160만회를 넘겼던 바 있다.

3일 배지터 실시간 방송 녹화 영상 링크에 접속하면 "정부의 법적 신고로 인해 해당 국가 도메인에서 사용할 수 없는 콘텐츠"라는 문구만이 나온다. /유튜브

이외에도 사고 발생 직후 우후죽순 쏟아졌던 이태원 참사 관련 영상은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 유튜브에 ‘이태원 참사’를 검색하면 모자이크 처리된 언론 보도 영상만 나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관련 개인정보 침해 상황을 11월 한 달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모자이크되지 않은 피해자의 얼굴 사진이나 동영상 등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참사 현장 사진, 영상을 여과 없이 유통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경우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청도 사이버대책상황실을 운영해 참사 사망자들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자극적인 게시물을 조사하기로 했다. 3일 오전 9시 기준 총 15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와 수사를 했으며, 방심위에 158건의 삭제와 차단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며 관련 사진, 영상을 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일부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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