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대신 스크린으로...‘미디어월’ 승부수 띄운 홈쇼핑
홈쇼핑 업계가 방송 세트 대신 다양한 영상을 스크린에 띄우는 미디어월 스튜디오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 세트 제작이 아닌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폐기물까지 줄여 친환경 경영에도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3일 GS리테일의 홈쇼핑 GS샵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디지털 스튜디오 전환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해당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방송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7% 증가하고, 폐기물은 8t이 절감됐다.
GS샵은 지난 7월 스튜디오 네 곳 중 두 번째로 큰 스튜디오에 가로 22m, 높이 3.6m 크기의 LED스크린 월을 설치해 디지털 스튜디오로 전환했다.
디지털 스튜디오의 가장 큰 강점은 판매 상품과 브랜드에 최적화된 무대를 LED스크린 월을 통해 디지털로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8월 진행한 TS샴푸 8주년 특집 방송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TS샴푸 모델 임영웅 광고를 LED스크린에서 적극 노출하자 준비수량이 40분 만에 조기 매진되며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달 15일 개그맨 장도연이 특별 MC를 맡았던 ‘22FW 패션 쇼케이스’ 방송에서는 실물로 만들 수 없는 세트를 디지털로 구현해 초현실적인 시상식 느낌을 연출했다. 해당 방송은 KT와 SK브로드밴드 IPTV 기준 3만 가구가 시청했는데, 이는 일반 홈쇼핑 방송 대비 2배가 넘는 수치였다.
디지털 스튜디오 도입으로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반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실물 세트와 소품, 페인트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지난 3개월간 약 8t에 달하는 폐기물 절감 효과를 얻었다.
현대홈쇼핑도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미디어월 스튜디오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전체 스튜디오(6개) 중 절반은 미디어월 스튜디오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사옥 1층에 미디어월 스튜디오 ‘스페이스H’를 오픈했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지난 1월 방송 스튜디오에 업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월을 도입했다. 가상그래픽을 실시간으로 카메라 영상에 구현하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확장현실(XR) 기술을 적용해 몰입감 높은 판매 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국내 방송사 최초로 리얼 커브드 기술이 적용된 LED 사이니지 미디어월을 도입했다. 크기는 가로 24.6m, 세로 4.05m로 업계 최대 규모다. 화질이 뛰어나고 곡면이 부드럽게 연결되며 역동적인 영상 구현에 최적이다.
GS샵 관계자는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규모가 가장 큰 스튜디오도 디지털 세트로 전환해 세트 폐기물을 90%까지 줄이는 등 ESG 기반 경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며 “더욱 차별화된 방송 영상을 통해 다양한 쇼핑 경험을 선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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