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확히 몰라”…경찰 늑장보고 질문에 부실답변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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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감찰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일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의 늑장 보고 경위에 대해 이같은 말만 반복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도 참사 당일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발생 1시간21분 만에 처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한 경위에 대해 "수사와 감찰이 지금 이뤄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언급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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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감찰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일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의 늑장 보고 경위에 대해 이같은 말만 반복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중대본 브리핑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참사 이전 112 신고 접수 11건에 대해 언제 처음 알았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다가, 결국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도 참사 당일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발생 1시간21분 만에 처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한 경위에 대해 “수사와 감찰이 지금 이뤄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언급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질문과 답변이 수차례 반복됐다.
서울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서 상부에 보고한 시각과 내용 등에 대한 질문에도 황 관리관은 “수사와 감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때 말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기발령 조처된 이임재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상황관리관의 업무 태만 경위에 대한 질문에도 수사와 감찰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김성호 본부장은 ‘이상민 장관이 참사 이전 위험 신고가 112에 접수된 사실을 언제 처음 인지했냐’는 질문에 “현장 사고 상황을 밤 11시20분에 처음 인지했다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참사 이전 위험 신고와 참사 발생 보고를 혼동해 답한 것이다. 두 차례 질문을 반복하자 그제야 김 차관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서 그 부분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상황보고를 늦게 전달받은 이유는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긴급 문제 시스템’ 때문이라고 중대본은 밝혔다. 참사 당일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소방청으로부터 밤 10시48분 소방대응 1단계 보고를 접수했고, 이 장관은 소방대응 2단계 보고가 접수된 뒤 밤 11시20분에야 사고 상황을 처음 인지했다.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은 밤 10시53분 소방청 상황실로부터 참사 상황을 통보받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밤 11시1분 보고받았다.
행안부 장관이 대통령보다 상황보고를 19분 늦게 받은 이유에 대해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소방서, 소방본부, 소방청으로 보고가 전달되면, 이후 행안부와 관계부처, 대통령실에 동시에 보고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본부장은 “소방 1단계 접수 사안은 대응 부서 국·과장에게 전달하고, 소방 2단계 접수 상황은 장관과 다른 직원들에게까지 전파한다”며 “이런 체계가 효율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보 전달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서 내부적으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112 신고 보고전달 체계가 없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김성호 본부장은 “112 관련 사항은 아직 행안부가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아 미비점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은 전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 주재로 열린 ‘다중 밀집 인파 사고 예방 안전관리 대책 마련’ 티에프(TF) 첫 회의에서 지자체의 안전관리 의무를 규정하는 법령 개정, 관련 지침 및 매뉴얼 마련, 과학기술을 활용한 밀집도 분석 등 3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청소년·학생 및 안전관리 담당자에 대한 안전교육과 일선 현장 경찰관에 대한 인파 관리 교육 등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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