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쏜 ICBM 화성-17형…정상비행 실패

김성훈 2022. 11. 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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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어 또 한번 실패해 체면 구겨
北, ICBM으로 위협수위 높이려다 ‘삐끗’
지난 3월 이어 또 한번 실패해 체면 구겨
北, ICBM으로 위협수위 높이려다 ‘삐끗’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현지지휘했다고 북측이 당시 공개했던 보도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3일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지만 정상비행에는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북한은 대규모 한미연합 공중훈련에 맞서 ICBM 발사로 위협 수위를 높이려다가 또 한 번의 발사 실패로 체면을 구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오늘(3일) 오전 7시 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과 8시 39분쯤부터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약 760km, 고도는 약 1920km, 속도는 약 마하 15(시속 1만8360km)로 탐지했다. 합참은 SRBM의 경우에는 △비행거리 약 330km △고도 약 70km △속도 약 마하 5(시속 6120km)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측 발사 직후 폴 라캐머러 한미연합사령관과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했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이어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3월 발사실패땐 평양 외곽 ‘파편비’ 떨구기도
이번 발사고도 등 IRBM 화성-12형과 비슷해

이날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화성-17형 ICBM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 3월 한 차례 발사에 실패해 평양 외곽에 파편을 떨어뜨린 기종이기도 하다. 이때 북한은 해당 미사일 발사 실패에 따른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해 8일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한 가운데 재발사를 진행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당시 실제로는 성공 사례가 검증된 ICBM인 화성-15형을 쏘고 대외적으로는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알리는 대내외적 기만전술을 펼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날 합참이 탐지한 장거리미사일 제원은 북한이 지난 1월말 발사 사실을 공식 발표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유사하다. 군 당국은 이때 고각발사된 화성-12형의 비행거리는 약 800㎞, 고도는 약 2000㎞로 탐지했다. 이번에 포착된 화성-17형 ICBM 발사 제원과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북한이 이날 쏜 화성-17형은 1·2단 로켓은 정상적으로 분리됐지만 ICBM에 걸맞은 고도와 속도를 보여주지 못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군 당국이 탐지한 SRBM 2발은 평남 개천 일대의 각기 다른 지점에서 발사돼 함경북도 길주군의 ‘알섬’에 낙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은 북한이 통상 SRBM 훈련시 표적으로 사용하는 무인도다.

도발-맞대응 ‘도돌이표’ 정세불안 가중

이날 북한의 ICBM 발사는 실패했지만 북측의 도발과 한미의 맞대응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

군 당국과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비질런트 에이스’ 공중연습 등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빌미로 삼아 조만간 7차 핵실험까지 진행할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는 분위기다.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북중관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주요 20개국(G20) 참석하며 오랜만에 해외 활동에 나서는 점 등을 고려해 중국에 부담을 줄 핵실험은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야기현 등 일부 지역에 피난 경보를 발령했다. NHK·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미야기현 △야마카타현 △니가타현에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는 등의 경보를 발령했다. 현지 매체들은 속보로 ‘북한 미사일 일본 상공 통과’를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은 “오전 7시 48분에 발사한 (북한) 미사일 관련 (일본) 열도를 통과했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통과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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