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청장, 대통령보다 늦게 인지…무너진 경찰 보고체계

【 앵커멘트 】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지휘관인 용산경찰서장은 서울경찰청장에 보고하고, 서울청장은 또 경찰청장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서울경찰청장뿐 아니라 경찰청장도 참사 소식을 인지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용산서장의 보고가 왜 늦어진 걸까요? 백길종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를 인지한 건 오후 11시 36분.

10시 15분 처음 소방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 21분이나 지난 시점입니다.

지난달 29일 광화문 집회·시위가 끝나고 오후 9시쯤 퇴근한 김 청장은 11시 34분에 걸려온 이임재 용산서장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가, 2분 뒤 다시 전화를 걸어 참사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런데 10시 20분에 현장에 도착한 용산서장이 직속상관에게 보고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린 점은 의문점으로 남습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한 김 청장은 오전 12시 25분에야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고,

늑장보고 논란이 일자 김 청장은 "서울청 112 상황실이 알았다면 보고를 했을 것"이라며 용산서 쪽에서 보고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자정쯤에서야 서울청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11시 21분 첫 지시보다도 늦게 인지한 겁니다.

정확한 보고 시점을 묻는 질문에 윤 청장은 "청장이 답할 사안이 아니"라고 답변했습니다.

▶ 인터뷰 : 황창선 /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그 부분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서…필요하면 저희가 시간대라든지 그런 것은 서면으로 나중에…."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원래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서장, 서울청 상황실과 해당 기능 3곳에 알려주는 게 기본"이라며 보고가 늦어진 데 의문을 표했습니다.

현장 대응에 나선 용산서장과 서울청, 경찰청 지휘부의 늑장 보고 의혹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100road@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