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고군분투' 김백겸 경사 "더 살리지 못해 죄송"

박기완 2022. 11. 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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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 당시 이태원 인파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한 김백겸 경사의 모습이 큰 울림을 줬습니다.

김 경사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 오히려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자 김백겸 경사는 홀로 인파 속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파출소 소속인 그는 시끄러운 음악과 군중들의 소리가 뒤엉킨 거리에서 목이 쉬도록 호소하고 또 호소했습니다.

홀로 경찰 통제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 도와달라는 말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김백겸 / 서울 이태원파출소 경사 (지난 29일) : 다 빠지세요, 얼른. 다 빠지세요.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사람이 죽고 있어요. 다 이쪽으로, 이쪽으로.]

김 경사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자신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었다며 오히려 더 구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백겸 / 서울 이태원파출소 경사 : 그 당연한 조치가 너무나도 부족했었고 제 부족함으로 인해 유족분들께 더 많은 고인분들을 살려 보내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고 면목 없는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어서….]

누군가를 더 구하기엔 힘에 너무 부치는 그야말로 참혹한 상황이었습니다.

[김백겸 / 서울 이태원파출소 경사 :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는데 한 명을 구하고 있으면 다른 분들이 제 팔을 붙잡고 구해 달라고 요청을 하셨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제가 잡은 분만 구한다는 건 너무나도 비극적인 상황이었었고….]

지금은 확성기를 들고 나왔어야 했다는 아쉬움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입니다.

[김백겸 / 서울 이태원파출소 경사 : 그때 파출소에 들러서 확성기라도 챙겨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 때문에 아직도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빨리 사람들을 구조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빨리 해밀턴호텔 뒷골목으로 달려갔는데 아직도 그게 참 한입니다.]

현장에서 구조를 도운 일반 시민들에 대한 감사함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김백겸 / 서울 이태원파출소 경사 : 수십 명의 남성분들, 여성분들 할 거 없이 모두가 달려 나오셔서 구조활동을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냐고 손을 뻗으셨고 적극적으로 나서주신 시민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희생자에 대한 기도와 유족에 대한 위로로 그의 인터뷰는 마무리됐습니다.

[김백겸 / 서울 이태원파출소 경사 : 제가 겪고 있는 고통은 제가 감내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견뎌내겠습니다. 가장 고통을 받고 계신 분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또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하시고 또 진심으로 위로해 주셨으면 합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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