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중행동·여성단체·민주노총 등 "경찰 여론동향 문건 규탄"

기사내용 요약
"문건 내용 왜곡·날조…처벌 촉구"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등이 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이태원 참사 시민사회 여론동향 문건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경질을 촉구하고 있다. 2022.11.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경찰청이 이태원 참사 발생 이틀 뒤 여론동향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가운데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사찰성 동향문건을 규탄한다"며 반발했다.

전국민중행동,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민주노총, 4·16 약속국민연대 등의 단체들은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이태원 참사 시민사회 여론동향 문건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문건의 내용이 왜곡되거나 날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건을 작성한 경찰청과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이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경찰청 문건을 보면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 여연 등 진보단체가 정권 퇴진 운동으로 사태를 끌고 갈 수 있다고 나와 있다"며 "전국민중행동은 이런 논의를 하거나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정부가 시민사회단체들에게 책임을 넘기면서 프레임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은 정부의 안전 관리 의무 위반"이라며 "정부 책임을 방기하면서 시민단체에게 덮어씌우는 윤석열 정부"라고 비판했다.

김현수 여연 정책국장도 "경찰은 영연의 성명 내용을 근거로 여연이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부의 반여성 정책을 비판할 수 있다고 거짓 보고했다"며 "여연은 경찰과 접촉한 적이 없으며, 경찰청의 정치적 선동과 위법한 정보 수집에 대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해당 여론동향 파악에 나선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종덕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애도기간에 경찰은 문건 사찰을 했다"며 "이번 참사의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아닌 정권의 위기 수습책을 마련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문건에 나온 일정들을 진행한 바가 없다. 누구도 경찰과 접촉한 적이 없다. 이 문건을 작성한 목적, 경위, 과정에 대한 조사와 함께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승렬 4·16 약속국민연대 공동대표도 "윤 대통령은 과거 세월호 참사로부터 배워야 한다. 피해자들을 진정으로 위로하고 수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문건을 경찰이 자발적으로 생산했다고 믿을 수 없다"며 "권력 핵심의 누군가가 요구했을 것이라 믿는다. 윤 정부는 이 문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SB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 정보국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정책 참고자료'를 작성했다.

문건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 부담 요인에 관심 필요 ▲주요 단체 등 반발 분위기 ▲온라인 특이여론 등 5개 주제로 구성됐고 "빠른 사고 수습을 위해 장례비·치료비·보상금 관련 갈등 관리가 필요하다", "고위공직자의 부적절 언행·처신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는 정부 대응 관련 조언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논란처럼 집무실 이전에 따른 관저 문제와 연계해 미흡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구체적 전망도 담겼다. 주요 시민단체와 온라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론, 언론보도 동향을 수집한 결과물도 문건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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