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금융사고 차단"…금감원, 은행 내부통제 손질한다

이재용 2022. 11. 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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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방안 내실화·일상화, 취약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국내 은행들이 준법 감시부서 인력을 늘린다. 동일 부서 장기근무자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다. 은행권 내부통제 실패와 거액 금융사고 되풀이를 막기 위해서다.

3일 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함께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했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권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최근 금융사고 발생 원인 분석, 은행권 내부통제 운영현황 등을 점검했다.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크게 ▲내부통제 인프라 혁신 ▲주요 사고 예방조치 세부 운영기준 마련 ▲사고 취약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 ▲내부통제 일상화·체감도 제고로 이뤄졌다.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 주요 내용. [사진=금융감독원]

먼저 은행 내 준법 감시부서 인력과 전문성 확보 최소 기준을 설정했다. 최소 기준은 준법 감시부서 인력 총임직원의 0.8%·15명 이상이다. 소규모 은행(총직원 1천500명 이하)은 최소비율(1.0%), 인력(8명)을 차등 적용한다. 전문인력 확보기준도 준법 감시부서 인력 중 전문인력 비중 20% 이상으로 구체화했다. 의무 비율 등은 오는 2027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경과는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공지한다. 오는 2025년부터는 준법감시인 자격요건(관련 업무 종사 경력 2년 이상)도 강화한다.

부서 이동(3년~5년), 직무순환(1년~2년) 기준이 있으나 예외 적용 시 특별한 통제장치가 미흡하고 장기근무자 인사 관리기준도 부재했던 인사관리 체계도 개선한다. 오는 2025년 말부터 장기근무자는 순환근무 대상 직원 중 5% 이내·50명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장기근무자 인사관리도 승인권자를 기존 부서장에서 인사 담당 임원으로 상향했다. 장기근무 승인 시 장기근무 불가피성, 채무·투자현황 확인 등을 통한 사고위험 통제 가능성 심사를 의무화했다. 장기근무 승인은 매년 심사하고, 최대 2회까지만 가능하다.

사고위험 직무 수행 직원 등에 대해 불시에 휴가를 명령하고 재직자가 해당 직원의 업무를 점검하는 명령 휴가 제도는 대상자 확대, 강제력 제고, 운영실태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개선한다. 영업점 직무 위주의 위험 직무자를 본점 직무까지 대폭 확대하고 동일 부서 장기근무자, 동일 직무 2년 이상 근무자도 포함한다. 위험직무자, 장기근무자는 강제 명령 휴가(최소 연 1회, 회당 1∼3영업일 이상)를 의무화한다. 명령 휴가의 불시성 제고를 위해 시스템 등록 시간 제한을 설정하고 명령자의 비밀 준수 의무도 명문화했다.

직무 분리가 필요한 고위험거래 판단기준이 미비하고, 이에 대한 관리와 모니터링 시스템이 부재해 사고 예방 효과가 낮다는 비판을 받은 직무 분리 제도도 개선한다. 앞으로는 직무 분리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또 직무분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실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준법 감시부서는 매년 직무 분리 시행 현황을 평가해 결과를 내부통제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그간 형식적으로 운영한 내부고발자 제도는 익명성 강화, 대상행위 확대, 위반 시 조치 강화 등을 통해 실효성을 높인다.

또 임직원 사고방지 대책, 자점감사 계획 등 금융사고 예방대책인 사고 예방대책을 내실화하기로 했다. 모든 은행이 내규로 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대부분 법상 원론적인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수준으로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점뿐만 아니라 본점 부서 업무도 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의무화한다. 직급별 내부통제 책임 구분도 구체화한다. 직급·업무별 역할과 책임을 세부적으로 명시하고 대책 준수 여부를 자점감사·명령 휴가 검사에 반영할 방침이다.

사고 취약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는 시스템 접근통제 고도화, 채권단 공동자금 검증 의무화, 자금인출 시스템 단계별 검증 강화, 수기 문서 전산 관리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이뤄진다. 아울러 상시 감시 대상 확대·체계화와 자점감사 점검 기능 실질화로 내부통제를 일상화하고 체감도를 높일 방침이다. 상시 감시 대상 확대, 주요 이상 거래에 대한 보고·처리 프로세스 강화, 상시 감시시스템 정기 점검 의무화가 주요 내용이다. 또 영업점 자점감사 점검을 의무화하고 적정성 점검업무 효율화, 자점감사 결과 활용체계를 마련한다.

은행연합회는 혁신방안을 올해까지 모범규준에 반영할 계획이다. 개별 은행들은 업무계획 검토 등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3월 말까지 내규를 개정해 내년 4월 1일부터 시행한다. 금감원은 내년 2분기 중 은행들의 내규 반영과 과제 이행 준비 상황을 확인할 예정이다. 향후 정기·수시검사, 금융사고 모니터링 시 동 방안 운영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미흡 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보완을 지도해 나갈 방침이다. 은행권 금융사고 검사·상시감독 강화방안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규 개정 등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이번 혁신방안이 제대로 이행돼 은행권에 내부통제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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