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살의 창과 철벽의 방패, ‘가을 최강자’ 휴스턴의 힘
[뉴스엔 안형준 기자]
휴스턴은 역시 강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11월 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2 월드시리즈' 4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5-0 완승을 거둔 휴스턴은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돌렸다.
그야말로 '강팀의 전형'이었다. 휴스턴은 투타에서 완벽하게 필라델피아를 제압했다. 마운드는 9이닝을 4명의 투수가 나눠 지키며 '팀 노히터'를 달성했고 타선은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상대를 제압했다.
마운드는 이날 철옹성이었다. 팀의 4선발인 크리스티안 하비에르가 6이닝을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에 확실한 승기를 제공했다. 하비에르는 전날 경기에서 5홈런을 쏘아올린 필라델피아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필라델피아가 자랑하는 카일 슈와버, 리스 호스킨스, 브라이스 하퍼, 닉 카스테야노스 등 '거포 군단'의 배트는 연신 허공만 갈랐다.
하비에르가 필라델피아 타선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버리자 이어 등판한 불펜들도 침체된 필라델피아 타선을 손쉽게 공략했다. 7회 브라이언 아브레유는 J.T. 리얼무토, 하퍼, 카스테야노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8회 등판한 라파엘 몬테로도 가볍게 삼자범퇴를 달성했다. 9회를 책임진 라이언 프레슬리 역시 상위타선을 무난하게 막아내며 '팀 노히터'를 완성했다.
이날 휴스턴은 역대 포스트시즌 3번째이자 월드시리즈 2번째 노히터를 달성했고 역대 최초로 포스트시즌에서 '팀 노히터'를 성공시킨 팀이 됐다. 1956년 돈 라슨(NYY)의 월드시리즈 퍼펙트게임 이후 첫 월드시리즈 노히터였고 2010년 로이 할러데이(PHI)의 디비전시리즈 노히터 이후 첫 포스트시즌 노히터였다.
마운드가 제대로 흐름을 탔다면 타선은 절정의 집중력으로 그야말로 '일격필살'이 무엇인지를 선보였다. 휴스턴 타선은 5회말 잡은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5득점 빅이닝으로 연결하며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이날 경기는 4회까지 굉장히 팽팽하게 진행됐다. 하비에르가 노히터 피칭을 펼치는 동안 휴스턴 에이스 애런 놀라도 4이닝 무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놀라는 이날 제대로 반등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5회 순식간에 균형의 추는 무너졌다. 9번 채즈 맥코믹부터 시작한 5회초 공격에서 휴스턴은 맥코믹과 호세 알투베, 제레미 페냐까지 세 타자가 연속으로 안타를 기록하며 무사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필라델피아는 급히 호세 알바라도를 투입했지만 휴스턴은 요르단 알바레즈가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첫 득점에 성공했고 이후 4-6번 타순에서 연속으로 타점이 이어졌다. 4번타자 알렉스 브레그먼이 2타점 2루타로 분위기를 달궜고 5번 카일 터커가 희생플라이, 6번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적시타를 기록했다.
2010년대 후반 이후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이자 6년 연속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6년 동안 4차례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룬 '가을 최강자' 휴스턴의 힘이 단적으로 나타났다. 휴스턴은 이날 선두타자 터커가 2루타를 기록한 2회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찬스가 없었다. 하지만 5회 찾아온 처음이자 마지막 찬스를 완벽하게 잡았다. 9번타자가 출루하자 상위타선이 완벽한 연결고리가 됐고 중심타선은 이를 놓치지 않으며 상대가 숨을 돌릴 시간을 주지 않고 매섭게 몰아쳤다. 사실상 5회초 단 한 번의 공격에서 월드시리즈 4차전의 승패는 결정됐다.
3차전에서 홈런을 5개나 얻어맞으며 충격패를 당했던 휴스턴은 4차전에서 팀 노히터로 완벽하게 설욕에 성공했다. 압도적인 승리로 분위기까지 끌어올린 휴스턴은 벼랑 끝에 몰리지 않고 시리즈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2승 2패 동률을 이룬 양 팀은 5차전으로 향한다. 5차전에 휴스턴은 저스틴 벌랜더를, 필라델피아는 노아 신더가드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사진=알렉스 브레그먼)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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