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 안우진···키움은 ‘22번’과 ‘63번’을 잊고 KS를 마칠 수 있을까
홍원기 키움 감독은 SSG와의 한국시리즈 문학 2차전이 열린 지난 2일 당초 준비했던 선발투수 기용 계획에서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한 팀내 상황을 전했다.
전날 1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에이스 안우진이 오른손 중지 물집으로 잔여 시리즈 재등판 시점이 불투명해진 탓이었다. 안우진은 2일 “물집으로 중지 표면에 층이 생겨 평평하게 만드는 것부터 하려고 한다. 회복 과정을 보면서 다음 등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당초 안우진을 1, 4차전에 기용할 계산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우진이 현재 몸상태로는 사흘 휴식 뒤 5일 고척 4차전에 등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홍 감독 또한 이 부분의 변화를 인정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닷새 휴식 뒤 6일 문학 5차전 등판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때도 부상의 여파 없이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는 확신이 어렵다.
키움의 로테이션 조정 내용은 곧바로 시리즈에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키움으로서는 4일 고척 3차전에서 에릭 요키시를 선발로 올린 뒤 당장 4차전에 쓸 선발투수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시리즈 투수 자원을 감안할 때는 준플레이오프 이후 불펜에서 활약을 해온 우완 최원태를 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최원태를 선발로 돌릴 때는, 중간계투진이 아무래도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키움이 급작스럽게 선발 구성의 어려움을 맞닥뜨린 가운데 떠오른 이름은 정찬헌(22번)과 한현희(63번)이다. 두 투수는 정규시즌만 하더라도 키움의 선발 자원이었다. 한현희는 롱릴리프로도 등판이 잦았다.
그러나 키움은 LG와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들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둘 다 단기전에서는 활용도가 애매하다는 게 홍 감독의 설명이었다. 플레이오프 흐름을 한국시리즈까지 그대로 이어가려는 뜻도 담았다.
다만 안우진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는 데 어려움이 따를 지는 예상을 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함께 했다면 ‘1+1’ 등 다양한 선발투수 기용 전략을 검토할 수 있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완전히 좁아졌다.
키움으로서는 시리즈 중반 투수진의 열세로 전체 흐름을 내주게 된다면 이들의 공백이 아쉬워질 수도 있다. 키움으로서는 이들이 생각나지 않아야 원하는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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