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장, 사고 직전 이태원 근처 두번이나 지나가고도…"평상시 수준" 조치 안해

박상길 2022. 11. 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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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두 차례 현장 근처를 지나가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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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공동취재>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두 차례 현장 근처를 지나가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8시 20분과 9시를 조금 넘은 시각 두 차례 이태원 '퀴논길'을 지나갔다. 퀴논길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의 도로 맞은편에 있는 상가 뒷길로, 사고 현장에서 184m가량 떨어져 있으며 걸어서 4분 거리에 불과하다.

박 구청장은 오후 10시 15분 사고 발생 시간을 기준으로 약 1시간 55분 전과 1시간가량 전 인근을 지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용산구 관계자는 "박 구청장이 지방 일정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구청 근처에서 내려 퀴논길을 걸어가게 된 것이다. 순시나 순찰 목적으로 간 것이 아니고 마침 그 시간 지나가면서 현장을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구청장이 당시 이태원에 이미 대규모 인파가 몰려 있었는데도 그냥 지나친 이유에 대해 "이태원은 원래 금요일과 토요일에 사람이 많다. 평상시 주말 수준의 이태원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12 신고 녹취록을 보면 그 시각 이태원은 이미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 당일 오후 6시 34분 첫 신고가 들어왔고 박 구청장이 퀴논길에 처음 도착하기 약 11분 전인 오후 8시 9분에는 신고자가 "사람들이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막 지금 너무 이거 사고 날 것 같은데"라고 알렸다.

이어 8시 54분과 9시, 9시 2분, 9시 7분, 9시 10분에는 "압사 당하고 있다", "대형 사고 나기 일보 직전", "진짜 사람 죽을 것 같다", "사람들 너무 많아서 압사 당할 위기", "지금 여기 다 사람들이 압사 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잇달아 들어왔다. 또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봐도 사고 당일 오후 10시 이태원관광특구에는 5만7천340명이 모여 '매우 붐빔' 수준이었다. 이는 금요일인 전날 같은 시간보다 1.9배 많은 수치다.

구 관계자는 "구청장도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이태원역 주변으로) 갔을 텐데, 나도 가볼걸'이라고 말한다. (퀴논길은) 주말에 북적이는 수준이었고 9시께에도 특별히 위험스럽다고 생각을 안 할 정도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이태원에 하루 10만 명 넘는 인원이 모일 것을 예상하고서도 당일 지방 출장을 간 사실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구청장은 사고 발생 소식을 주민 제보로 당일 오후 10시 51분에 들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후 36분 만으로, 소방본부를 제외하고 다른 당국자들보다는 인지 시점이 빨랐다.

구 관계자는 사고 당일 당직일지나 당직사령관의 보고 내용상 구청에 들어온 사고 관련 민원 전화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면밀한 점검을 위해 전화 목록을 다시 일일이 살피는 중이라고 전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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