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부당지원' 이해욱 DL회장, 2심도 벌금 2억…원심 판결 유지

이 회장 부자 100% 출자한 APD 통해 사익 편취한 혐의
이 회장, 선고 나오자 침묵 유지한 채 법정 빠져나가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고 있는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 2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2022.1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이해욱 DL(구 대림)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부장판사 차은경 양지정 전연숙)는 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DL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구 오라관광)에는 각각 벌금 5000만원, 30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그룹 호텔브랜드 글래드(GLAD)의 상표권을 이 회장과 아들이 100% 지분으로 출자해 설립한 APD에 넘겨주고 자회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사용하게 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2014년 글래드 브랜드를 사용해 여의도 사옥을 여의도 글래드호텔로 개발하고 임차 운영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APD에 매달 브랜드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이후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2016년 10월 제주 메종글래드호텔과 글래드라이브 강남호텔에 대해서도 APD와 브랜드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이에 공정위는 2019년 대림산업이 이 회장 등 총수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한 행위에 대해 총 13억500만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이 회장과 대림산업, 오라관광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회장 측은 "APD가 글래드 브랜드 사업을 영위한 것은 특수관계인의 사익 편취를 위한 것이 아니므로 사업기회 제공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DL이앤씨(대림산업)는 APD에 브랜드를 취득하게 하고 사업 기회를 제공한 점이 인정되며, 오라관광과 APD사이의 거래를 정상적인 거래보다 유리하게 설정, 이 회장 측에게 부당 이익을 준 점이 인정된다는 것.

2심 재판부도 이같은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당심에 이르러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말로 범행을 부인하고,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 회장이 아들의 지분을 무상으로 오라관광에 양도해 이익이 현실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회장은 재판을 마친 뒤 판결에 대한 입장과 상고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유지한 채 떠났다.

js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