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겨눈 경찰…‘이태원 참사’ 부실대응·늑장보고 정조준

이혜영 기자 2022. 11. 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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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및 늑장보고 의혹과 관련해 총경급 간부 2명을 대기발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3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과 현장 책임자인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총경)에 대한 업무태만 정황을 확인, 특별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 총경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참사 발생 1시간19분 뒤인 밤 11시34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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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용산경찰서장 수사의뢰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11월3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이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및 늑장보고 의혹과 관련해 총경급 간부 2명을 대기발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3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과 현장 책임자인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총경)에 대한 업무태만 정황을 확인, 특별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이후 112신고 후속 대응과 보고 과정 전반에 대한 고강도 감찰을 벌여 온 경찰이 본격 수사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류 총경은 참사 당일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112 치안종합상황실장을 대리해 서울경찰청장에게 치안 상황을 보고하고,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경찰청 상황실에도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감찰에서 류 총경은 치안 상황을 총괄 관리·보고할 의무를 게을리 해 참사를 뒤늦게 파악하고 늑장 보고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 총경은 사고 발생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서장으로서 현장을 총괄할 의무가 있는데도 뒤늦게 도착, 지휘 관리를 소홀히 하고 보고 역시 지연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청은 전날 이 총경을 대기 발령 조치한 데 이어 이날 업무태만을 이유로 류 총경과 함께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 총경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참사 발생 1시간19분 뒤인 밤 11시34분 보고했다. 당시 자택에 있던 김 청장은 이 전화를 받지 못했다. 김 청장은 2분 뒤인 11시36분 용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참사를 인지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발생 2시간이 지난 30일 오전 0시14분에서야 경찰청 상황1담당관으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았다. 

감찰단은 류 총경과 이 총경이 상황 판단과 보고를 늦게 한 탓에 경찰 수뇌부가 참사를 인지하지 못했고, 구조 작업 지연에도 영향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 이태원 참사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특수본은 전날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과 용산경찰서 112치안상황실·정보과 등을 압수수색해 참사 당일 근무일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류 총경을 대기발령 하고 후임에 백남익 서울청 기동본부 제1기동대장을 발령했다. 이 총경 후임 용산경찰서장으로는 임현규 경찰청 재정담당관이 전보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대규모 인파가 예상됨에도 기동대를 배치하지 않는 등 혼잡경비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경찰 수뇌부와 정부의 잘못을 일선 경찰에 돌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 직장협의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용산경찰서와 이태원파출소 등 현장 직원들까지 감찰 대상에 포함된 점을 지적하며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현장 경찰에게만 물으려 하는 것은 매우 큰 우려"라며 서울시와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용산구청의 책임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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