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떠나 롯데로…김상수 "야구인생 한 번은 롯데서 뛰고 싶었다"

이상철 기자 2022. 11. 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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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러 구단 제의 받았지만 롯데행 결정
2019년 홀드왕 반등 다짐… "더 내려갈 데도 없다"
김상수. 2022.5.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해 현역 은퇴 기로에 몰린 선수들이 쏟아지는 시기다. 진짜 찬바람이 불고 있는데, 베테랑 투수 김상수(34)는 다행히 재취업에 성공했다.

프리에이전트(FA) 연장 옵션 계약 없이 SSG 랜더스를 나온 김상수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새 출발을 한다.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SSG에 이은 4번째 프로 팀이다. 김상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롯데라는 팀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각오를 다졌다.

롯데 구단은 지난 2일 김상수와 전 두산 베어스 투수 윤명준, 전 KIA 타이거즈 포수 이정훈 등 3명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지주가 10월27일 이사회에서 롯데 구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한 뒤 이뤄진 첫 전력 보강이었다.

세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홀드왕 출신의 김상수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006년 프로에 입문한 김상수는 프로 통산 514경기에 나가 25승39패, 45세이브, 102홀드, 평균자책점 5.13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9년에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홀드(40개) 기록을 세우며 홀드왕에 올랐다.

2021년 1월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키움에서 SSG로 이적한 김상수는 2+1년에 계약금 4억원, 연봉 3억원, 옵션 총액 1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맺었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1년 연장 계약 옵션이 남아있었는데 SSG 구단에 직접 방출을 요청했다.

자유계약선수가 된 김상수를 원하는 구단은 적지 않았는데 김상수는 롯데의 손을 잡았다. 그는 "SSG에서 나온 후 '너무 억지로 야구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은퇴까지 고민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더 뛰어보자'고 결심했다"며 "어느 구단과 계약할지 고민하던 중에 성민규 롯데 단장님이 직접 연락을 주셨다. 성 단장님이 '롯데에 꼭 필요한 선수이니 함께 야구를 하자'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롯데행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롯데 같은 팀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며 "하루빨리 롯데 유니폼을 입어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롯데 구단은 "김상수가 리더십을 발휘하고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 팀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리더는 이전부터 김상수가 잘 해왔던 역할이다. 김상수는 키움, SSG에서 뛰던 시절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김상수는 "팀을 이끄는 리더가 된다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 후배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좋은 선배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의 기존 고참들과 함께 힘을 모아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 마운드 전력이 좋다. 재능 있는 젊은 투수들도 많다"고 운을 뗀 뒤 "1~2년차 때는 부진해도 다 경험이 되지만 3~4년차 때는 다르다.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한데 블론세이브 등 잘못했을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자칫 병이 될 수도 있다. 이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내가 잘 도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수. 2021.4.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롯데가 김상수에게 바라는 또 한 가지는 '실력'이다.

김상수는 2019년 홀드 1위를 차지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SSG 유니폼을 입고 뛴 첫 시즌인 지난해에는 50경기, 4승3패, 6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0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올해는 겨우 8경기(1세이브, 평균자책점 9.00) 등판에 그쳤다.

김상수가 3년 전과 같은 기량을 발휘한다면 롯데 불펜은 더 견고해질 수 있다. 김상수도 리더가 되기 이전에 투수로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상수는 "2~3년 동안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SSG 시절에는 지켜야할 것이 너무 많아 과한 욕심을 냈다. 아프면 쉬어야 했는데 버티며 던지다가 탈이 났다"며 "지금은 더 내려갈 데도 없다. 모든 걸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야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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