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올라야 옮긴다”…넣다뺐다 해도 4% 다 받는 ‘이 통장’ 인기

류영상 2022. 11. 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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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킹통장, 용도별로 `통장 쪼개기` 가능
파킹통장, 용도별로 '통장 쪼개기' 가능
[사진 = 연합뉴스]

# 직장인 홍길동(가명·40대) 씨는 최근 ‘뚝뚝’ 떨어지는 주식계좌를 보고 있으면 현기증이 생긴다. 코스피 우량 종목에만 투자했는데도 수익률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 초까지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오면서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이에 A씨는 “수익을 조금이라도 본 종목들을 중심으로 당분간 ‘파킹통장’에 넣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언제든 자유롭게 넣고 뺄 수 있는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은행권 파킹통장 최고 금리는 연 3%, 저축은행권 파킹통장 최고 금리는 4%다. 한 달여 전만해도 은행권 연 2%, 저축은행권 연 3.3% 수준이었는데 1%포인트 정도 올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액자산가가 돈을 맡길 만한 파킹통장 상품으로는 SC제일은행의 ‘일복리저축예금(MMDA)’이 있다. 이 은행은 오는 30일까지 파킹통장에 1억원 이상(최대 20억원 이내)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에게 신규일로부터 최장 90일간 매일 잔액에 대해 최고 3.0%의 특별금리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일복리저축예금은 수시입출식예금으로 매일 잔액에 따라 금리를 차등 지급한다. 매일 잔액에 대해 복리로 이자가 계산되기 때문에 돈을 많이 예치할수록 이자도 커진다. 가령, 1억원을 해당 통장에 90일간 예치하면 세전 이자 총 74만2392원이 붙는다. 세후 62만8072원이 된다. 단, 이벤트인 만큼 90일이 지나면 기본 약정금리로 돌아간다. 1억원 이상은 1.0%,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면 0.6%, 30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이면 0.3%, 3000만원 미만은 0.1%의 기본 금리가 적용된다.

배순창 SC제일은행 수신상품부장은 “금리 인상기에 단기간에 높은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이번 이벤트는 단기자금을 고금리로 운용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최적의 기회”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금리는 연 2.7%다. SC제일은행 파킹통장의 이벤트 금리를 제외하면 은행권에선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루만 맡겨도 연 2.7%의 금리 이자가 적용, 매월 넷째주 토요일 쌓인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최대한도는 3억원이다.

카카오뱅크의 파킹통장 ‘세이프박스’는 최대 1억원 한도로 금리는 연 2.6%다. 하루만 맡겨도 연이율로 환산해서 이자가 나온다.

또 산업은행의 ‘KDB Hi 입출금통장’ 금리는 연 2.5%로, 한도 무제한이어서 고액 자산가에 유리하다. 매달 이자를 원금에 가산시키는 월 원가식으로 이자를 계산한다. 매달 이자에서 세금을 떼고 나머지를 원금에 포함하는식이다.

저축은행권에서는 OK저축은행이 사실상 파킹통장처럼 활용할 수 있는 ‘중도해지OK정기예금 369’의 금리가 연 4.80%에 달한다. 이름 그대로 정기예금 상품이지만 중도에 해지해도 별도의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되지 않고 약정금리가 적용된다. 36개월 만기지만 3개월 만에 해지하고 돈을 빼도 연 4.8%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어 파킹통장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변동금리가 적용돼 3개월 단위로 시장금리에 따라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상 효과도 볼 수 있다.

다올저축은행의 ‘Fi 자유해지 정기예금’ 역시 언제 중도해지하더라도 별도의 페널티가 없다. 온라인으로 가입할 경우 3년 만기 연 4.5%의 금리 혜택이 있다. OK저축은행 상품과 마찬가지로 중도해지 시에도 약정이율을 적용 받고 10만원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모바일 전용 ‘머니쪼개기(2000만원 한도) 통장’의 파킹통장 금리도 연 4%에 달한다. 1인 최대 5개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데, 계좌잔액이 모두 합해 2000만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매월 셋째 금요일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해 다음날 지급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는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1년 이상 예금에 묶어두기보다 분할 또는 적립식으로 가입하는게 유리하다”면서 “특히, 최근 파킹통장 금리가 오르고 있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은행 입장에서도 요구불예금이 쌓일수록 조달 비용이 적게 들어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개선 효과가 확연해 최근 고객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라면서 “당분간 파킹통장 수신액 증가세는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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