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로 쓰러진 사람 밟고 총까지 쐈다…이란 ‘잔혹진압’ 영상 확산

김자아 기자 2022. 11. 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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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진압대가 바닥에 쓰러진 한 남성을 잔혹하게 폭행하고 있다./트위터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이 바닥에 쓰러진 한 남성을 마구 때린 뒤 산탄총을 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이란 경찰은 전날(2일) 소셜미디어에 이란 테헤란에서 수십명의 경찰이 거리에 쓰러진 남성을 발로 차고 진압봉으로 때리는 영상이 올라와 조사에 나섰다.

영상을 보면 한 경찰관은 오토바이를 타고 해당 남성을 타고 넘어가기도 하고, 누군가 근거리에서 이 남성에게 산탄총을 발사하기도 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남성의 현재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인권단체는 “이란 경찰의 잔혹함에 끝이 없다는 걸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도 트위터를 통해 “경찰에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총격을 가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며 이란 경찰이 어떤 경우에도 처벌받지 않는 ‘면책의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엔인권이사회는 이러한 범죄를 시급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9월21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 의문사' 항의 시위가 열렸다./EPA 연합뉴스

논란이 커지자 이란 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건의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조사하고 가해자를 식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이처럼 가혹하고 과격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법에 따라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13일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쓰지 않아 머리카락이 보인단 혐의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당시 경찰이 아미니의 머리를 진압봉으로 폭행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경찰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의문사에 대해 항의하는 이른바 ‘히잡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이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시위로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최소 277명이 숨졌으며 1만40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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