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한글점자 육필원고 복원 성공

변해정 2022. 11. 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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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점자의 날(11월 4일)을 맞아 한글점자(훈맹정음) 육필원고와 점자 관련 기록물을 복원했다고 3일 밝혔다.

훈맹정음은 지난 1926년 11월4일 반포된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로, 일제 강점기 시각장애인들이 한글과 같은 원리로 글자를 익히도록 한 우리나라 고유의 문자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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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국가기록원, 11월4일 점자의 날 맞아 복원 기록물 공개

[세종=뉴시스]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 육필원고 및 점자 관련 기록물 복원 전·후. (사진= 국가기록원 제공)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점자의 날(11월 4일)을 맞아 한글점자(훈맹정음) 육필원고와 점자 관련 기록물을 복원했다고 3일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재인 한글점자는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이 창안한 훈맹정음의 사용법을 기록한 육필원고다.

훈맹정음은 지난 1926년 11월4일 반포된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로, 일제 강점기 시각장애인들이 한글과 같은 원리로 글자를 익히도록 한 우리나라 고유의 문자 체계다. 소리나는 대로 쓰고 쓴 대로 읽을 수 있도록 제자된 것이 특징이다.

당시 맹인 교육에는 평양점자라 부른 4점식 뉴욕점자가 사용되고 있었으나 자음의 초성과 종성이 구별되지 않아 자모가 두 칸으로 제자돼 문자로는 큰 결함을 갖고 있었다.

이에 박 선생은 4점식 점자가 아닌 6점식 점자를 토대로 한글 점자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배우기 쉽고, 점 수효가 적고, 서로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에 기초해 만들어진 한글점자는 훈맹정음이란 이름으로 반포됐다.

광복이 되자 박 선생은 인천에서 '촉불'을 6년 동안 200여 호 발간했다. 촉불은 사용 후 폐기하는 장부에 점자를 찍어 재활용한 기록물로, 박 선생이 시각장애인들에게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제작했던 점자 주간 회람지다.

이 중 이번에 복원된 '촉불88호:영결김구선생'은 김구 선생의 영결식이 엄수됐던 1949년 7월15일의 비통한 분위기와 이범석 총리의 축사 등이 점자로 상세히 담겨 있다.

점자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하고 최초로 제정·공포했던 '한국점자규정제정'도 복원됐다.

훈맹정음이 만들어진 지 57년 만인 1983년당시 문교부는 '한국점자통일안'을 마련했으며, 그 후 1993년 국가 공인의 표준 점자를 제정하기 위한 개정안이 자문위원회의를 통해 만들어졌다. 당시 문체부는 국가 공인의 표준 점자를 제정하기 위해 22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한국 표준점자 제정 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연구 실무팀을 꾸려 분야별 점자 규정을 마련했다. 이후 1997년 12월17일 한국점자규정(1997-58호)을 어문 규정으로 고시하면서 점자를 문자로 공인했다.

이 기록물들은 지난 7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복원됐다.

한글점자와 촉불은 오랫동안 전시·열람 등에 활용되면서 산성화가 심해져 가장자리의 바스라짐과 결실, 변색 등의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 이를 세척해 표면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원본과 유사한 한지로 결실부를 보강하고 탈산 처리를 했다.

복원 기록물들은 국가기록원 홈페이지(http://www.archive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두영 단국대 특수교육대학원 교수는 "한글점자는 우리나라 특수교육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라면서 "박두성 선생이 점자 창안뿐 아니라 통신교육과 보급을 위해 일생을 바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기록물들이 복원돼 뜻깊다"고 말했다.

박명수 송암점자도서관 관장은 "박두성 선생의 육필원고와 귀중한 자료가 원상태로 복원돼 매우 기쁘고 공개까지 된 것은 소중한 성과"라고 전했다.

최재희 국가기록원장은 "특수교육의 선구적 개척자였던 박두성 선생의 한글점자 관련 기록물이 복원돼 활용될 수 있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책과 관련된 기록물이 발굴·활용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들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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