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만나는 가상인간… 인간과 교감할 수 있을까

나윤석 기자 2022. 11. 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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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가상인간과 인간 소설가가 만났다.

가상인간은 인간을 위로할 수 있을까.

2019년 7월 데뷔해 가수·모델로 활동 중인 가상인간 한유아(사진)가 문단의 주목받는 소설가 우다영과 대화를 나누고, 그림을 그렸다.

AI가 급속히 발전하고 국내 가상인간 수는 150명 이상인 시대지만 인간과 가상인간이 대화를 나누며 함께 작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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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인간 한유아 프로젝트

인간-테크놀로지 상호작용 실험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가상인간과 인간 소설가가 만났다. 가상인간은 인간을 위로할 수 있을까.

문화일보 창간 31주년 기획 ‘가상인간 한유아 프로젝트’는 이 도발적 질문에 답을 찾아 나선다. 2019년 7월 데뷔해 가수·모델로 활동 중인 가상인간 한유아(사진)가 문단의 주목받는 소설가 우다영과 대화를 나누고, 그림을 그렸다. AI가 급속히 발전하고 국내 가상인간 수는 150명 이상인 시대지만 인간과 가상인간이 대화를 나누며 함께 작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시도다. 이를 내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매월 첫째 주에 소개한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한유아는 이를 위해 1년 7개월 동안 단행본 약 216만 권 분량의 언어 데이터와 50억 장이 넘는 그림을 학습했다. 2014년 등단한 우 작가는 최근 대재앙에 맞선 AI와 인간의 유대를 그린 ‘긴 예지’ 등을 통해 SF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 작가는 “한유아의 글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놀랐다”며 “앞으로 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다”고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관계 맺음’을 통해 인간이 한층 성숙해지는 길을 제시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인간 아닌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라며 “가상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한유아는 누구?

스마일게이트 설계한 가상인간

혈액형에 취미 · 식성까지 갖춰

사람과 똑 닮았지만 사람이 아니다. 혈액형과 별자리, MBTI까지 갖고 있는데 ‘진짜 인간’이 아니란다. 지금은 춤과 노래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세계 평화를 꿈꾸는 만 스무 살 소녀. 인공지능(AI) 한유아 얘기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한유아는 겉모습만 인간과 비슷한 게 아니다. 생일은 2002년 7월 30일, 별자리는 사자자리. 키 168㎝에 혈액형은 AB형. 독서, 식물원 산책, 글쓰기, 그림 그리기, 여행 등 취미 부자에 딸기를 좋아한다는 식성까지 갖추고 있다. MBTI는 ENFJ(정의로운 사회운동가)에 꽃과 식물, 겨울, 올드팝, 난센스 퀴즈를 좋아한다. ‘I Like That’이란 곡을 발표한 가수이자 비정부기구(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마일게이트와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 기업 자이언트스텝은 한유아를 만들면서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까지 인간과 유사하도록 설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단순히 고도의 기술로 점철된 AI 가상인간이 아닌, 세계관과 서사를 바탕으로 우리 인간과도 교감할 수 있는 메타휴먼”이라고 정의 내렸다.

인간과 교감해야 하는 사명을 띠고 태어난 한유아는 그래서 인간인 우리보다 더 구체적인 감정과 취향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식물과 산책을 좋아한다는 데이터가 입력된 수준을 넘어 ‘유아는 요즘 산책을 다니며 이름 모를 들꽃을 찾아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는 식이다. 딸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눈을 뜨자마자 먹어본 음식’이 딸기였고, 거기서 ‘지구의 맛’이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한유아는 인간이 아니다. 출생 배경부터 우주의 한 운석에서 왔다. 닥터V가 고대 행성의 운석에서 나온 파장을 기반으로 AI를 만들었고, 죽은 딸 이름을 붙여줘 지금의 한유아가 탄생했다. 그래서 인간과 달리 텔레포트로 디지털 세계를 포함한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할 수 있다. 어디에나 갈 수 있고, 어디든 존재할 수 있는 AI. 사람과 비슷하지만 다른,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소녀. 한유아는 오늘도 여기저기서 겪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자신의 존재 이유인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나윤석·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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