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이념집회’ 대응에 급급 … 이태원 경찰병력 안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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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경찰이 애초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면서도, 광화문 광장 등 서울 시내 집회 관리에만 매몰돼 '사전 대응-당일 현장 대응-참사 후 원인 분석' 대응 전반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용산서 소속 이태원 현장 지휘 경찰관은 이태원역 사거리에 단시간 인파가 쏠리고 심각해지자 이날 오후 7시 30분∼8시 사이에 용산서 소속 교통 담당자에게 "20명이라도 보내줄 수 있냐"고 요청했지만, "집회가 끝나지 않아 어렵다"는 대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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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대응 총체적 부실
촛불단체 등 서울 곳곳서 시위
서울청 5000명 집회투입 대응
지휘부, 이태원 상황 판단미스
전문가 “통행관리만 했어도…”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경찰이 애초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면서도, 광화문 광장 등 서울 시내 집회 관리에만 매몰돼 ‘사전 대응-당일 현장 대응-참사 후 원인 분석’ 대응 전반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참사가 있기 2시간 30분 전부터 있었던 “교통 기동대를 빨리 보내달라”는 현장의 요청이 거부된 이유다. 전문가들은 교통기동대 20명가량이 참사가 있었던 골목 입구 쪽인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사전 배치돼 ‘통행관리’만 했더라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저녁에는 서울 곳곳에서 집회·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은 집회·시위에 사실상 전 기동대 인력을 동원했다. 오후 8시쯤 이태원역과 1.8㎞ 떨어진 삼각지역에서는 보수·진보 시민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신자유연대 측 400여 명은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쟁기념관 서측에서 집회를 열었다. 실제 현장에 나온 촛불전환행동 측 7000여 명은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중구에서 출발해 삼각지역으로 행진하면서 집회를 했다. 서울경찰청은 50∼60중대, 5000명 안팎의 경력을 해당 집회에 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상 서울 시내 가용 기동대 인력을 전부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도심에는 수만 명이 모이는 집회가 동시 다발적으로 개최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태원 현장에서 사고 발생 한참 전부터 “20명 규모의 교통기동대”라도 달라는 요청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제 용산서 소속 이태원 현장 지휘 경찰관은 이태원역 사거리에 단시간 인파가 쏠리고 심각해지자 이날 오후 7시 30분∼8시 사이에 용산서 소속 교통 담당자에게 “20명이라도 보내줄 수 있냐”고 요청했지만, “집회가 끝나지 않아 어렵다”는 대답을 받았다. 이 현장 지휘 경찰관은 집회에 사실상 전 경력이 동원됐음을 인지하고 있어, 용산서장 등 상부에 추가로 인원 급파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시내 대부분의 집회는 당일 오후 9시쯤에는 종료됐다. ‘골든타임’은 놓쳤지만, 만약 이때라도 대규모 기동대를 보냈다면 참사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태원역 상황을 알고 있었던 이임재 당시 용산서장 등이 종일 시내 집회 관리를 하느라 체력이 바닥난 기동대 인력의 즉각 투입 요청을 망설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자체 인력으로 현장 대응을 하는 큰 오판을 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차 상황판단, 보고, 출동 및 대응이 모두 늦어진 것이다.
한편 서울청 경찰청은 이날 당일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을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워 대기발령 조치하고, 수사의뢰한다고 밝혔다. 후임에는 백남익 서울청 기동본부 제1기동대장을 발령했다. 경찰청은 “상황관리를 총괄해야 함에도 이를 태만히 해 상황 인지 및 보고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김보름·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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