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112접수 뒤 ‘공조출동’ 코드만 부여하고 출동지시 안해

송유근 기자 2022. 11. 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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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서울경찰청이 112 매뉴얼에 '공조 출동'하게 돼 있는 '코드0'를 부여하고서도 이를 제대로 지시·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청이 용산경찰서에 신고내용을 계속 '전달'만 하는 미온적이고 기계적인 태도로 즉각 대처를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 참사의 경우 서울청은 용산서에 지령을 전달만 했을 뿐, 공조 출동 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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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에 내용 ‘전달’만 되풀이

상황실, 청장에 즉각보고도 안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서울경찰청이 112 매뉴얼에 ‘공조 출동’하게 돼 있는 ‘코드0’를 부여하고서도 이를 제대로 지시·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청이 용산경찰서에 신고내용을 계속 ‘전달’만 하는 미온적이고 기계적인 태도로 즉각 대처를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동일 지역에서 “압사할 것 같다”는 사실상 같은 내용의 신고가 반복해서 들어오는데도, 상황실에서 서울경찰청장에게 즉각 보고하지 않은 점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경찰청은 참사 당일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을 대기 발령했다.

3일 경찰 안팎에서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서울청 112상황실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우선 ‘공조 출동·최우선 출동’으로 분류된 ‘코드0’ 상황을 부여하고도 공조 출동을 지시하지 않아 부실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상 112 신고는 각 시·도 경찰청의 112종합상황실로 접수된다.

시·도청 상황실은 긴급성에 따라 신고마다 0∼4단계의 코드를 부여한 뒤, 신고자와 가장 가까운 관할 경찰서로 신고 내용을 전달한다. 일선 경찰서는 이를 전달받으면 접수 내용에 따라 형사, 지역경찰 등 출동 지령을 내린다. 다만 이때 가장 긴급성이 높은 코드0의 경우 시·도청이 각 경찰서 혹은 지구대·파출소 간 공조 출동을 지시하도록 매뉴얼에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참사의 경우 서울청은 용산서에 지령을 전달만 했을 뿐, 공조 출동 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조 출동은 관할 경찰서뿐 아니라 인근 경찰서 등과 함께 출동하는 긴급 대처 방식이다.

서울청 상황실의 부실·늑장 보고 역시 문제였다. 경찰의 112 신고 접수 매뉴얼에 따르면, 동일한 장소에서 유사한 내용의 신고가 반복되는 경우 서울경찰청 상황실은 접수 단계에서부터 상황팀장·상황관리관 등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날 참사 전 경찰에 접수된 신고 11건 중 9건이 사고가 벌어진 골목 인근에서 들어와 접수단계에서부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서울청 상황실은 이런 내용을 제때 서울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야간 비상 상황에 대비해 시·도경찰청 총경급이 돌아가며 시·도청장 직무대리 역할을 맡는 ‘상황관리관’ 역시 밤새 쏟아진 112신고에 1차 대응하고 비상시 시·도청 지휘부와 경찰청에 보고를 해야 하지만 늑장 보고했다. 서울청 상황실은 30일 0시 2분에서야 경찰청 상황실에 문서로 사태를 보고했다. 경찰청은 이날 이 같은 책임을 물어 당일 상황관리관이었던 류 총경을 대기 발령하고, 후임에 백남익 총경을 발령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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