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있었다는 죄책감” “내가 겪은듯”… 전국민이 ‘참사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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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있었지만 피해자들을 살려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정신적 충격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재난 심리지원 현장 상담소'에서 만난 A 씨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클럽에서 일하고 있었다"며 "정신적 충격을 혼자 견뎌내려 했지만, 도저히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워 상담소를 찾았다"고 3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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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지원 상담소’ 발길 급증
서울광장 분향소 등에서 운영
추모 뒤 들러 심적 고통 호소
핫라인 상담만 1970명 달해
취재진도 트라우마에 시달려
김대영·김보름 기자, 수원 = 박성훈 기자
“현장에 있었지만 피해자들을 살려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정신적 충격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재난 심리지원 현장 상담소’에서 만난 A 씨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클럽에서 일하고 있었다”며 “정신적 충격을 혼자 견뎌내려 했지만, 도저히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워 상담소를 찾았다”고 3일 말했다. 그는 “구조에 동참하고, 수십 명의 사람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해 죄책감이 크다”며 “상담사가 ‘현재 많이 불안한 상태이니 치료받는 것이 급선무’라고 이야기해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가 세월호보다 심할 수도 있다”며 “전 국민이 집단 후유증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곳 상담소는 총 6명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상담소 직원들은 트라우마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시민을 상대로 상담을 진행, 참사에 따른 슬픔과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상담 관련 업무를 맡은 B 씨는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고인들을 추모한 시민들이 상담소까지 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참사에 따른 심적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C 씨도 “지난달 31일 상담소를 개설했는데 하루 동안 약 30명의 시민이 상담소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인한 심적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전 국민이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날 0시까지 서울 내 재난 심리지원 현장 상담소를 찾은 인원은 435명을 기록했다. 상담을 지원하는 서울시 핫라인(1577-0199)을 통해 연락을 취해 온 인원도 1970명에 달했다. 경기도도 사고를 겪은 이들뿐만 아니라 뉴스나 SNS 등을 통해 사건에 간접적으로 노출된 이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위기상담 전화를 운영, 총 141명의 상담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참사 현장 목격자는 69명이었고, 대응 인력은 4명이었다.
참사 현장에 없었을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한 영상이나 사진을 보지 않은 시민들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모습이다. 직장인 김미진(27) 씨는 “태어나서 처음 불면증을 겪고 있는데, 이번 참사에 관한 소식을 들은 뒤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따로 영상을 찾아본 것도 아닌데 불현듯 한 번씩 머릿속에 떠올라 심적으로 괴롭다”고 토로했다. 결국, 김 씨는 자택 인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참사 현장에 있던 대학생 유모(24) 씨도 “비슷한 나잇대 친구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생각을 하면, 몸이 부르르 떨린다”며 심리 상담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심리상담·정신건강 관련 종사자들도 환자들의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로 병원을 방문하겠다며 문의해오는 환자가 대폭 증가했다”며 “초진부터 재경험까지 다양한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참사를 취재 중인 현장 기자 다수도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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