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96㎏’도 번쩍, 바닥에 깔린 30명 구조 뒤 홀연히 사라져…“흑인 의인에 감사”

김대영 기자 2022. 11. 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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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서 압사 위기를 맞은 시민을 구출한 3명의 외국인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는 A 씨를 인근에 있는 한 일본식 주점에 데려다준 뒤 다른 외국인 2명과 함께 압사 위기에 처한 시민 구출을 지속했다고 한다.

A 씨는 "시민들을 구조한 외국인 3명은 술집이나 클럽 직원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며 "압사 위기에 처한 30여 명의 시민을 구조한 뒤 119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홀연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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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외국인 2명과 구조 활동

청주 20대 “119 오자 사라져

생명의 은인 반드시 찾고 싶어”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서 압사 위기를 맞은 시민을 구출한 3명의 외국인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들은 수십 명의 시민을 구조한 뒤 홀연히 사라져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충북 청주시에 사는 20대 남성 A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9일 친구 5명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압사 위기에 처했다.

친구들은 사고 당시 다른 길로 우회했지만, A 씨는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계단으로 이동 중 위에서 내려오는 인파와 아래에서 올라오는 사람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다가 4명의 남성에게 깔려 넘어졌다. 그는 약 15분 동안 인파에 깔려 넘어진 상태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A 씨가 “이대로 죽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빠져나가길 포기할 즈음, 한 흑인 남성이 나타났다. 이 남성은 키 182㎝, 몸무게 96㎏인 A 씨의 팔과 겨드랑이를 잡고, 마치 밭에서 무를 뽑는 것처럼 수많은 인파 속에서 구조했다고 한다. 그는 A 씨를 인근에 있는 한 일본식 주점에 데려다준 뒤 다른 외국인 2명과 함께 압사 위기에 처한 시민 구출을 지속했다고 한다.

A 씨는 “시민들을 구조한 외국인 3명은 술집이나 클럽 직원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며 “압사 위기에 처한 30여 명의 시민을 구조한 뒤 119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홀연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의 은인들을 찾기 위해 각종 SNS와 유튜브 등을 뒤졌지만, 누구인지 알아낼 수 없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그들을 만나 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인명 피해가 32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참사 사망자는 156명으로 이들 중 128명의 발인 또는 본국 송환이 완료됐다. 부상자는 173명으로 중상 33명, 경상 140명이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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