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 하느라 외환보유액 한 달새 27.6억 달러 줄었다

국민연금과 스와프 체결 영향

달러 푼 결과 3개월 연속 감소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28억 달러(약 3조9799억 원) 가까이 빠지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외환 당국이 원·달러 환율 방어를 위해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달러화를 시중에 풀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3일 외환보유액 통계 발표를 통해 “10월 말 현재 4140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9월 말(4167억7000만 달러)보다 27억6000만 달러 줄었다. 한은은 “금융기관 외화예수금·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은 증가했으나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조치의 영향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1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한은에서 조달하는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외환보유액은 올해 들어 감소 추세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 3월(39억6000만 달러)부터 4월(85억1000만 달러), 5월(15억9000만 달러), 6월(94억3000만 달러) 4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7월(3억3000만 달러) 들어 반등했지만 8월(21억8000만 달러), 9월(196억6000만 달러), 10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9월에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74억 달러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는 전달보다 한 계단 내려간 9위에 자리했다. 중국이 3조290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381억 달러)과 스위스(8921억 달러), 대만(5411억 달러), 러시아(5407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1434.8원에서 10월 말 1419.3원으로 하락했으나 높은 변동성은 이어졌다.

지난달 25일에는 장중 한때 1444.2원까지 올라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환 당국의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고공 행진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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