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쏠림’ 일상인데...안전교육은 없다

2022. 11.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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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 지하철에서 '인파 쏠림' 현상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인파 쏠림으로 인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해야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 단체인 국민안전진흥협회가 2018년 발간한 '성인을 위한 안전교육' 책자에 지하철 인파 쏠림 현상에 대한 소개가 있으나, 책자에 소개된 대비책은 "뛰지 말라"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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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상시화된 2022 대한민국
재난 안전관련 사이트·기관
압사 등 대비책·사례조차 없어
민간 발행물엔 “뛰지 말라”가 전부
해외선 정부 주체 각종 대책 마련
인파분산 日‘DJ폴리스’ 등 참고를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 지하철에서 ‘인파 쏠림’ 현상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인파 쏠림으로 인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해야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는 사실상 부재한 안전 교육과 함께 사전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민재난안전포털 등 재난 안전 관련 사이트와 기관에서는 ‘인파 쏠림’, ‘압사’에 대한 대비책이나 사례가 소개되지 않고 있다. ‘자연·사회·생활’ 국민행동요령에도 유사한 재난 형태를 찾아볼 수 없었다. 민간 단체인 국민안전진흥협회가 2018년 발간한 ‘성인을 위한 안전교육’ 책자에 지하철 인파 쏠림 현상에 대한 소개가 있으나, 책자에 소개된 대비책은 “뛰지 말라”가 전부였다. 재난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 보라매·광나루안전체험관 재난체험 프로그램에도 압사 위험은 없었다. 다만 체험관에서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통해 비상시 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압사에 대한 안전 교육이 사실상 없는 만큼 정부의 사전 대응이 중요하고 강조한다. 해외에서는 효과적인 군중 통제 수단을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군중 관리 전문가들은 1㎡ 지역에 5~6명이 몰리면 압사 위험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 조성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개인이 인파 속에서 혼자 의지대로 걸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자리를 피하라고 교육할 순 있지만 애초에 그런 상황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인파 쏠림에 대비해 각종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 ‘DJ폴리스’가 대표적이다. DJ폴리스는 경찰청 기동대원의 별칭으로 이들은 개조된 지휘 차량에 올라 확성기를 들고 인파를 분산시킨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인원 쏠림을 자동으로 파악해 온라인으로 영상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면서 “미리 위험 정보를 알려 시민들이 사전에 해당 지역을 피할 수 있는 예방적인 조치도 중요하다”고 했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재난과학과 교수는 “당시 몰려드는 사람들을 막을 임무를 부여받은 통제 인력이 있었냐가 핵심이다. 단순히 경찰의 숫자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무리 투입된 인력이 많아도 통제라는 역할을 못했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파 쏠림이 심한 지역에 경찰들이 위치할 전용 구역을 만든다거나 눈에 잘 띄는 야간 도구를 지참하게 하는 식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빛나·김희량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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