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대만과 제주도

2022. 11. 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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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최근 영토 문제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싱 대사는 지난달 2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만 무력 통일 시도와 관련해 "제주도가 (한국으로부터) 독립하겠다고 하면 인정해주겠느냐"고 되물었다.

대만이 같은 민족의 땅이니 흡수 통일과 무력 통일이 정당하다면 지금의 중국 영토를 구성하고 있는 신장위구르를 비롯, 내몽골, 티베트 땅의 독립운동도 가능하다는 역설이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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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최근 영토 문제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대만을 겨냥해 한국의 제주도와 같은 것 아니냐고 따진 것이다. 싱 대사는 지난달 2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만 무력 통일 시도와 관련해 “제주도가 (한국으로부터) 독립하겠다고 하면 인정해주겠느냐”고 되물었다. 한마디로 같은 민족의 땅이니, 한국인도 그런 맥락에서 대만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른 말 할 것 없이 대만은 한족(漢族)의 땅이라는 이야기다. 일견 근거도 있고, 설득력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주장의 배경을 이루는 ‘민족’이나 ‘혈통’은 잘못 사용할 경우 자기가 판 함정에 스스로 빠지는 단어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중국은 과연 같은 민족, 같은 혈통의 나라인가라는 반박이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족의 땅을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기 어려운 것은 지금의 중국 영토가 중국인 스스로 건국했던 명(明)나라 때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신장위구르를 비롯, 티베트, 내몽골은 원래 명나라 바깥에 있던 땅들이다. 그것을 이민족인 청(淸)나라가 정복하고 흡수한 것이다. 현대 중국은 얼떨결에 이들 땅을 이어받았을 뿐이다. 대만이 같은 민족의 땅이니 흡수 통일과 무력 통일이 정당하다면 지금의 중국 영토를 구성하고 있는 신장위구르를 비롯, 내몽골, 티베트 땅의 독립운동도 가능하다는 역설이 제기될 수 있다. 몽골에서 내몽골 반환 요구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만주 땅이다. 이곳은 한족과 별개로, 청의 여진족이 살던 곳이다. 여진족, 즉 만주족은 원래 한반도 계열이었다. 한때 말갈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고조선·부여·읍루·고구려·발해 등 만주 땅에서 발흥했던 한민족의 여러 갈래 중 하나다. 혈통으로 따지자면 한족보다 오히려 한(韓)민족 쪽에 더 가깝다. 싱 대사의 논리를 확대 적용하면 한반도와 만주의 재결합까지도 가능해진다. 중국의 민족통일 노선이 진리라면 중국은 통일 한반도를 지지, 지원해야 마땅하다. 그렇게 해본 적 있나. 현실은 정반대다. 중국은 북한을 통해 남한을 통제하는 한편, 한·미·일의 동북아 전략을 무너뜨리기 위한 견제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 한민족의 분열, 한반도 분단 구도를 즐기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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