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러에 상당한 포탄 제공”…UN, 조사 시사

백악관 “중동·북아프리카행으로 위장해 포탄 은닉”
UN 조사 들어가도 안보리 제재 가능성 낮아

(시사저널=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0월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

북한이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비밀리에 제공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공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일(현지 시각)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서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며 "이것들은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방식을 취해 실제 목적지를 숨겼다"고 밝혔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의 종류와 규모, 구체적인 경유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커비 조정관은 "이것이 적지 않은 양의 포탄이라고 본다"면서 "그러나 이것으로 전쟁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들이 실제로 러시아에 전달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유엔에서 추가로 책임을 묻는 조치가 가능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지난 9월 러시아가 북한에게 로켓 및 포탄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면서 미국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 데 따라 추가 제재를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러시아 무기 공급에 모든 수단을 이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에도 동일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들과 관련해선 기존 제재가 존재하며 추가적 대응 수단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은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결의한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은 북한의 대러 포탄 제공에 대한 백악관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이 검증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사무국으로서는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도 "(대북)제재 전문가 그룹이 들여다봐야 할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 소속 전문가패널은 매년 2차례 북한의 안보리 제재 위반 상황을 조사해 보고서를 집필하는데, 이날 언급된 것도 이 전문가패널들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다만 위반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안보리 차원에서의 제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결의안 채택에 거부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도 상임이사국으로 있어 그간 대북 제재 관련 결의안 채택은 번번이 무산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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