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분기’만에 역성장…‘고속성장’ 멈춘 카카오의 해법은(종합)
두자릿수 성장세 이어오던 카카오, 성장세 주춤
‘먹통사태’ 보상 등 4분기도 힘들어, 광고시장도 둔화
홍은택 “재발방지 최우선, 자체 수익성 위해 톡채널 강화”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승승장구하던 카카오(035720)가 올 3분기 고속성장을 멈췄다. 그간 두 자릿대 성장율을 기록해왔던 카카오가 3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것. 전반적인 광고 시장 침체와 믿었던 콘텐츠(게임) 부문 둔화까지 겹쳤다.
카카오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50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7% 늘어난 1조858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당기순이익은 84% 감소한 137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1%였다.
당초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3분기 실적을 매출 1조9000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던 카카오인만큼 시장에선 3분기 실적을 ‘어닝쇼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해 3, 4분기의 경우 매출 성장율이 각각 58%, 45%(전년대비)였는데, 3분기엔 이마저도 한자릿 수대로 떨어졌다.
카카오의 주력이기도 한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 증가한 9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톡비즈 매출은 15% 늘어난 4674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비즈보드, 카카오톡채널 등 톡비즈 광고형 매출은 광고 시장 둔화 및 계절적 비수기로 전분기 대비 4% 줄었다. 다만 톡채널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18% 성장했다. 포털비즈 매출은 8% 감소한 1098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카카오의 전망은 밝지 않다. 당장 ‘서비스 먹통’ 사태와 관련한 손실, 피해보상액 등이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어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가장 먼저 꺼낸 말도 지난달 15일 발생했던 ‘서비스 먹통’ 사태 관련 사과와 향후 대책이었다. 카카오가 현 시점에서 파악한 매출 손실과 이용자 보상에 따른 단기적인 재무 영향만 해도 400억원 수준이다. 향후 피해 접수 사례가 마무리되면 해당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홍 대표는 “지금은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전사적 최우선 과제로 설정돼 있어 그간 준비한 서비스 론칭 일정들 역시 불가피하게 1~2개월 정도 일부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빠르게 카카오 이용자들의 신뢰를 되찾고, 그동안 준비한 변화들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남궁훈 전 대표가 추진해왔던 사업 방향을 큰 틀에서 유지·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남궁 대표가 ‘서비스 먹통’ 사태 이후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카카오의 향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는데, 이에 홍 대표는 “카카오톡 관심사 기반 비지인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전반적인 광고 시장 둔화 속에서 톡채널 확대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톡채널은 비즈니스 규모에 관계없이 파트너들이 고객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연속성 있는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즈니스 도구다.
홍 대표는 “현재 1%의 광고주가 70% 매출을 견인하는 구조인데, 근본적으로 개선해야한다”며 “톡으로 대화 나누듯 비즈니스 하는 분들도 톡채널 통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톡채널의 경우 많은 중소형 광고주들이 ‘톡채널 친구’를 확보하는 과정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이를 활용한 마케팅이 다소 소극적이었다. 카카오는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 솔루션 ‘카카오싱크’(현재 2만3000개 업체 도입) 도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대표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광고 예산이 축소되고 있는데 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광고가 아닌 마케팅 예산을 활용하는 톡채널이 효과적”이라며 “내년에 1000명 이상의 친구 수를 가진 톡채널을 30만개(현재는 5만7000개)까지 늘리고, 이후 50만개까지 확보한다면 경기둔화나 비수기 영향을 방어하면서 견조한 매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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