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간다"…車·조선 '웃고', 철강·항공 '울고'

옥승욱 2022. 11. 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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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美 연준, 금리 0.75%포인트 올려…4번째 자이언트스텝
원·달러 환율 상승 불가피 , 금융기관 1500원 돌파 전망
항공사, 항공유·항공기 임대료 외화 결제…비용 증가
달러로 대금 결제하는 조선사, 수출 비중 높은 車 '수혜'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17.4원)보다 7.9원 오른 1425.3원에 출발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336.87)보다 39.42포인트(1.69%) 내린 2297.45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97.37)보다 11.95포인트(1.71%) 하락한 685.42으로 출발했다. 2022.11.0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한번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도 불가피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환율이 2009년 이후 13년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산업계도 비상이다. 철광석 등 원료를 수입하는 철강업과 항공기 대여료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업은 비용 증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반면 선박 수주 대금을 달러로 계약하는 조선업과 해외 판매가 많은 자동차업종은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연준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강행했다. 지난 6월16일 이후 4연속 자이언트스텝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금리는 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번 자이언트스텝으로 원·달러 환율은 또 한번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적으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가치는 귀해지는 반면 원화 가치는 하락한다. 이는 곧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으로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노무라 홀딩스,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등은 현재 1420원대인 환율이 1500원대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중국 경제가 회복될때까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항공·철강, 환율 상승에 실적 우려 커져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고환율에 취약한 항공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유와 항공기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제한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구조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350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수준(1420원)에서 1500원대까지 오른다면 3000억원 가량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형사에 비해 항공기 임대료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피해가 더 크다.

철강업종 또한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철광석과 같은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온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높을 경우에는 원료 구매 가격이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진다.

환율 상승은 특히 중소형 철강사나 유통상들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포스코, 현대제철과 같은 대형 철강사들은 네츄럴 헤지(Natural Hedge)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車 업종은 강달러 수혜 기대

반면 계약금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조선사들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이익폭은 더 커진다.

실제로 국내 대표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3분기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987억원 환이익이 발생했고 현대중공업 340억원, 현대미포조선 256억원, 현대삼호중공업 391억원이다"고 말했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자동차업계도 환율 상승에 수혜를 보는 업종 중 하나다. 국내 대표 완성차기업인 현대차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5518억원을 기록했는데 강달러가 큰 영향을 미쳤다. 1조3602억원에 달하는 '세타2 GDi' 엔진 리콜 충당금을 반영하지 않았으면 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 수준인 3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76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아도 이번 실적발표에서 "생산 차질과 백오더,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 환율효과 등을 감안할 때 오는 4분기가 수익성 면에서 가장 나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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