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 넘는 중국 로켓 잔해, 이르면 내일 밤 지구로 떨어진다

이정호 기자 2022. 11. 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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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법학계 “잔해 관리 위한 국제 강제규정 부재”
과기정통부 “한반도 추락 가능성은 거의 없어”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중국 남부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장에서 창정 5B호가 발사되고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 홈페이지 제공

오는 4일과 5일 사이 중국이 쏘아 올린 로켓의 대형 잔해가 지구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잔해 중량이 20t을 넘어 대기와의 마찰로도 다 타지 못한 일부 부품은 지상이나 바다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과학기술매체 스페이스닷컴과 씨넷 등은 2일(현지시간) 비영리 과학단체 에어로스페이스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창정 5B호 로켓의 대형 잔해가 4일 오후 11시17분(세계협정시) 기준으로 10시간 내외의 시점에 지구로 재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는 5일 오전 8시17분을 기준으로 10시간 빠르거나 늦은 시점에 잔해가 낙하할 예정이 된다. 정확한 낙하 지점은 아직 분석 중이다.

이번에 낙하하는 잔해는 중국이 독자적으로 짓고 있는 우주정거장인 ‘톈궁’의 실험 구역 ‘멍톈’을 우주에 올리기 위한 창정 5B호 로켓의 일부였다.

실험 모듈인 멍톈 안에서는 미세 중력과 물리학, 항공우주기술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멍톈은 올해 말쯤 완공될 길이 37m, 중량 100t짜리 톈궁을 이루는 핵심 구역으로 평가 받는다.

그런데 이런 멍톈을 수송하는 임무를 마친 창정 5B호가 지구 궤도를 돌다가 점차 중력에 이끌려 고도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잔해에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엄청난 중량 때문이다. 무려 21t에 이른다. 길이도 대략 10층 건물 수준이라고 에어로스페이스는 설명했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공기와 마찰하며 많은 부분이 열에 노출돼 타버리겠지만, 일부는 남을 가능성이 크다. 확률은 낮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 떨어질 수도 있다.

조성기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낙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관측 자료를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예측과 분석을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8시25분쯤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천문연구원의 궤도 분석 결과 등에 따르면 현재 창정 5B호는 한반도에 추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궤도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계속 면밀한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중국의 창정 5B호 잔해는 지난해 5월과 올해 7월에도 지구로 낙하했고 바다에 빠졌다. 하지만 2020년 5월에는 타고 남은 잔해 일부가 아프리카 국가인 코트디부아르 지상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자신들의 로켓 잔해를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5월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우주 파편에 관해 책임감 있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은 로켓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대부분 연소됐고, 잔해 일부도 예측 지점에 떨어졌다고 반박했다.

중국의 로켓 잔해가 지표면에 낙하하는 일로 인해 지구인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안이 마땅치가 않다. 우주법 전문가인 김한택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로켓 잔해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정한 국제적인 강제 규정은 없다”며 “유엔에서 움직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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