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러시아군, 핵무기 사용 시점 논의”…러 “방어용으로만 사용”

박용하 기자 2022. 11. 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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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더티밤 우려’ 주장 중 나온 보도
러 외무부 성명…전술핵 사용 가능성 부인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부 군관구에서 운용하는 이스칸데르-M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 타스연합뉴스

러시아군 수뇌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시점을 논의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은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는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시간이 갈수록 사용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군 수뇌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술핵무기 사용을 논의했다는 정보가 지난달 중순쯤 미 정부 내에서 공유됐다고 보도했다. 미 CBS도 이날 복수의 당국자들을 통해 이같은 정보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논의가 언제 이뤄졌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NYT는 “러시아군 수뇌부들이 (핵무기 사용) 논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바이든 행정부를 놀라게 했다”라며 “이는 러시아 장성들이 지상에서의 그들의 실패에 대해 얼마나 좌절했는지를 보여주고, 핵무기 사용에 대한 푸틴의 위협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도는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가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재래식 무기인 ‘더티밤’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나와 주목됐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더티밤 위협을 구실로 핵 위협 수위를 높이려는 이른바 ‘가짜 깃발’ 작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핵 무기를 포함해서 대량살상무기(WMD)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될 가능성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우려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 전쟁을 계속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고 느끼는 것이 불안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핵무기는 대량살상무기가 동원된 (적의) 공격이나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는 재래식 무기가 동원된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며 “러시아의 핵 독트린은 아주 명확히 규정돼 있으며, 그것은 철저히 방어적 성격을 띠고 확대 해석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은 또 “현재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핵강국들의 군사적 충돌 방지가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다른 핵강국들도 이 최우선 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태세를 보이고, 상대국의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익을 침해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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