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고 거래 줄어도...되레 잘나가는 ‘꼬마빌딩’

이가람 2022. 11. 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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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동 기자]

부동산시장에 불고 있는 한파가 서울지역 꼬마빌딩만은 비껴가는 분위기다. 경매시장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거래가격이 소폭 회복되는 등 선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발 여부나 입지 조건에 따라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 여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감정가격 75억원 이하 혹은 연면적 100㎡ 초과 3000㎡ 이하 근린상가의 평균 낙찰가율은 113.7%를 기록했다.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팔려나간 것이다. 응찰자 수는 평균 11.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와 빌라의 낙찰가격이 감정가에도 미치지 못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8.6%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3월(83.3%) 이후 최저 수준이다. 빌라 낙찰가율도 89.8%에 불과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용산구 한강로3가 꼬마빌딩에는 31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33억8967만원)보다 20억원 가까이 오른 53억원에 매각됐다. 이 꼬마빌딩은 개발 호재 기대감이 형성된 용산정비창부지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도봉구 창동 꼬마빌딩도 33명의 응찰자가 참여하면서 감정가(52억9835만2500원)보다 20억원 이상 높은 73억5168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138.8%에 달했다. 이 꼬마빌딩은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역세권에 위치해 투자 수요가 집중됐다.

그 뒤를 이어 종로구 연지동 꼬마빌딩도 26억8100만원에 매각됐다. 지난 9월 15일 한 차례 유찰되면서 최초 감정가(26억2299만원)보다 약 20% 하락한 가격(20억9839만원)에 재입찰을 진행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최초 감정가보다 비싼 몸값을 받게 됐다.

꼬마빌딩은 주택과 달리 규제 수위가 낮아 대출 한도가 높아 투자자들의 호응을 받아 왔다. 올해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와 거래절벽 현상 심화로 매매 실적은 주춤했지만, 여전히 현금 부자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속속 체결되고 있다. 자산가들은 꼬마빌딩 정도면 대출을 받지 않고도 매입할 수 있어 금융환경의 변화에 예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꼬마빌딩의 평당가격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9월부터 회복세를 나타냈다. 서울의 꼬마빌딩 연면적당 평당가격은 지난 1월 4356만원→2월 4745만원→3월 4289만원→4·5월 4613만원→6월 4356만원→7월 4115만원→8월 3914만원→9월 4780만원을 기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꼬마빌딩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지가가 상승하면 규모가 큰 빌딩다 연면적 평단가가 높아진다”며 “여기에 출회 물건이 줄어들면서 희소성이 부각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꼬마빌딩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많지 않아 경매를 통하는 것이 가장 접근성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대출 비율이 높은 꼬마빌딩들이 급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출 금리는 꾸준히 상승 중이지만 임대 수입은 비슷해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꼬마빌딩 입지별 양극화도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함께 제기된다.

복수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남지역이나 역세권 및 학세권 등 위치가 좋은 곳은 가격을 방어할 수 있겠지만 외곽지역은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어 온도 차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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