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전자, 6년 만의 임시주총…30분만에 '일사천리'

동효정 2022. 11. 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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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사외이사 허은녕·유명희 선임 안건 의결
이재용 회장 승진 후 첫 주총 조용한 마무리

[용인=뉴시스] 김종택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54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03. jtk@newsis.com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가 제54기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가 임시주총을 여는 것은 6년 만으로 2016년 10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3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서천연수원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 주총을 진행했다. 김성욱 사외이사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한독포럼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사회는 ▲사외이사 허은녕 선임 ▲사외이사 유명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이재용 회장의 승진 후 첫 주총이지만 사외이사 선임 안건만 상정된 임시 주총인만큼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사전 신청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총회를 온라인 중계하고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해 주총 현장에 출석한 주주는 56명에 불과했다.

이태원 사고로 인해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시작에 앞서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 참석한 임직원들은 어두운 색 복장과 검정색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선임된 한화진 사외이사가 윤석열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돼 사임하고, 박병국 사외이사가 5월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삼성전자의 이사회에 공백이 생기자 임시 주총을 개최한 것이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사회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외이사 두 분이 지난 4월과 5월 사임 및 퇴임하심에 따라 신규로 사외이사 두 분을 선임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한 개인 주주는 주총 현장에서 4개월 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왜 임시 주총까지 개최해 이사회 인원을 충원하느냐고 질문했다.

한 부회장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를 조기에 신규 선임해 사외이사의 이사 총수 과반 요건을 충족시키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속 유지해 나가기 위한 방안"이라고 답했다.

사외 이사 후보로 추천된 허은녕 교수는 2017∼2019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을 지냈다. 한국혁신학회 회장,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을 맡았다.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현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이다.

허 교수는 에너지·환경 전문가로 삼성전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한 부회장은 "허은녕 후보는 에너지·자원·환경 관련 경제 및 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라며 "세계 에너지 경제학회 부회장으로 선임될만큼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석학인만큼 최근 ESG가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허은녕 후보는 환경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 환경 경영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용인=뉴시스] 김종택기자 = 3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서천연수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4기 임시 주주총회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22.11.03. jtk@newsis.com

또 다른 사외이사 후보자인 유명희 전 본부장은 산업부 통상교섭실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경제통상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8월, 29년 간 공직생활을 거쳐 9월부터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를 맡고 있다. 현재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삼성전자는 각국의 경제안보 움직임 강화로 국제 통상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국제 정세와 함께 여성 사외이사 충족 요건을 고려해 유 본부장을 선임했다.

올해 8월부터 개정 자본시장법이 본격 시행되자 국내 대기업들은 여성 등기이사를 적극 선임하고 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은 이사회 조직에 있어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유명희 전 본부장을 선임하면서 여성 사외이사를 충원했다.

김종훈 사외이사는 표결 전 "유명희 사외이사 후보자는 세계무역기구 (WTO) 사무총장 최종 2인 후보까지 올라간 인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 심화되는 글로벌 기업간 무역 경쟁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허은녕 선임의 건은 찬성률 88.29%, 사외이사 유명희 선임의 건은 찬성률 99.25%로 원안대로 가결되며 주총은 30분만에 종료됐다.

안건이 의결되면서 삼성전자의 이사회 구성은 현재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5명에서 사외이사 6명, 사내이사 5명으로 충원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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