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져도 네 번 이긴다” 김광현의 이유 있는 장담

노도현 기자 2022. 11. 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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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이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회초 삼진을 잡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3연패 해도 4연승 할 것 같아요.”

SSG 에이스 김광현(34)은 팀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 그가 호언장담을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광현은 지난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정규시즌 상대 전적(11승5패)도 우위이고, 우리 팀이 계속 1등이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서도 잘해낼 거고 생각한다. 오늘부턴 뭔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SG는 선발 윌머 폰트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최지훈의 3안타 1홈런 맹타에 힘입어 6-1로 첫승을 챙겼다.

김광현이 선발 마운드에 오른 1차전은 6-7 패배로 끝났다. 김광현은 5.2이닝 4실점(2자책)으로 아쉬운 투구를 했다. 2-0으로 앞선 5회 1사 후에야 이지영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실점이 늘었다.

김광현은 “많이 긴장해 마운드에서 흥분했던 것 같다. 안타가 아닐 거라고 생각한 타구가 첫 안타가 돼서 조금 흔들렸고, 연속 안타를 맞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래도 확 무너지지 않으면서 기세가 좋은 키움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 첫 경기치고는 투수와 야수들 컨디션이 모두 괜찮았다”며 “앞으로는 우리쪽으로 분위기가 올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경기였다”고 평했다.

2007년 SSG 전신 SK 유니폼을 입은 후 7번째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중이다. 2007·2008·2010·2018년 4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첫 우승반지를 품은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내리 지고도 우승한 기억도 생생하다. 4차전에 선발 등판한 열아홉 신인 김광현은 7.1이닝을 1안타 9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김광현은 “홈에서 두 번 지고 원정을 갔는데, 그래도 우리는 충분히 힘이 있고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땐 한국시리즈가 처음인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경험이 쌓여 여유가 있다”고 했다.

문득문득 어린 시절 큰 무대를 앞두고 선배들에게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선배들은 ‘너희는 아직 야구할 날이 많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긴장되겠지만, 우리는 이게 마지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긴장된다’ 말하곤 했다. 프로 16년차 고참이 된 김광현은 “선배들의 기분을 아니까 긴장되더라”라며 웃었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선 1차전이 제일 긴장된다.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한 게 패인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즐기겠다”고 말했다.

최근 김광현은 자신의 우승반지 4개를 후배들과 함께 껴보면서 5번째 우승을 기원했다. 마지막 우승 해인 2018년에도 동기부여 차원에서 우승반지 3개를 자랑한 바 있다. 남은 기간 동료들에게 마운드에서 느낀 점을 세세히 공유하고,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크게 응원할 계획이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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