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직접 안 겪어도 정신적 충격…회복하려면?

이승구 2022. 11. 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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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정 시간대에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가 조언했다.

사고 현장에 가지 않았더라도 당시 현장을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접하면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불안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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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처럼 여기는 뇌 속 ‘거울 뉴런’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 받아
특정 시간대 스마트폰 멀리하고, 현장 사진·동영상 노출 최소화해야
게티이미지뱅크
 
3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정 시간대에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가 조언했다. 사고 현장에 가지 않았더라도 당시 현장을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접하면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불안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사고 현장에 없었던 사람들이 매체에서 쏟아내는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며 동등한 충격을 받고 있다. 

우리가 항상 당연하다고 여기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흔들릴 때 우리는 위험하다고 느낀다. 그 상황에 봉착하면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느끼면서 극심한 공포, 무력감, 고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운 사건을 회상하거나 꿈을 통해 재경험하기도 한다. 사건과 관련된 상황 혹은 주제를 회피하며 감정이 메마르는 등의 증상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실제 생활에서도 불면, 예민함,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겪게 된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는 “이태원 참사는 우리가 평소 쉽게 노출되기 쉬운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여느 사고보다 충격이 크다”라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사나 지하철 등에서 군중에 의해 밀렸던 경험이 있다 보니 나도 그런 위험에 빠질 수 있겠다는 불안을 느낄 수 있어 집단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뇌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거울처럼 이를 자신에게 투사해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 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마치 자신이 사고 현장에 있던 것과 같은 착각을 하기 쉽기 때문에 시청각 매체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김윤나 교수는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고 해도 거울 뉴런 작용으로 인해 무력감, 공포, 고통, 불면, 예민함 등의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라며 “평소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더욱 취약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울 뉴런의 영향으로 인한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특정 시간대가 되면 스마트폰을 줄이고 자신의 생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저녁이 되면 잡념이 많아지고 감성적으로 변하기 쉬워 저녁 7시 이후부터는 동영상 등 자극적인 시청각 매체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호흡법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시간을 통해 전반적인 신체 컨디션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불안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내관, 신문, 찬죽혈 지압 등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전문 의료진과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한의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감정자유기법(EFT)’ 등을 적극 활용해보기를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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