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종합상사, ‘사업 다각화’로 실적 호조 지속
트레이딩 부진에도 ‘에너지·자원 사업’ 뒷받침
배터리·친환경 등 사업 다각화 가속화 분위기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종합상사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각국의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황에 따른 산업 수요 위축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 그동안 꾸준하게 추진해 온 에너지와 자원 부문 사업 다각화 전략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001120)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한 272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도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양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8077억원과 7337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실제로 종합상사들의 트레이딩 사업은 올해 하반기 들어 전방산업 위축에 따른 교역량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 3분기 트레이딩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7조9684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3% 감소한 59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 취급 품목인 철강의 글로벌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LX인터내셔널 역시 트레이딩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22% 감소한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주력 취급 품목인 석탄의 시황 상승에 따라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1% 늘어난 829억원으로 집계됐다. LX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톤(t)당 평균 169달러였던 호주산 석탄 가격(NEWC)은 올해 3분기 421달러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 중 트레이딩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종합상사는 올 3분기 전체적인 실적 부진을 겪기도 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에서 트레이딩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달하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590억원을 거뒀다.
그러나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비교해 트레이딩 사업 비중을 줄인 LX인터내셔널(25%)과 포스코인터내셔널(39%)은 에너지와 자원 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펼쳐 트레이딩 사업 부진을 만회했다. 양사의 에너지·자원 사업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루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LX인터내셔널의 3분기 자원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0%, 51.5% 증가한 3000억원, 974억원을 기록했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중국·호주 광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석탄을 판매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 가스 대란이 일어나면서 대체 에너지인 석탄의 시황이 개선된 영향을 봤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전쟁에 따른 에너지 대란 속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3분기 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으로 191.3% 늘어난 938억원을 거둬들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을 운영 중으로, 미얀마 가스전의 3분기 영업이익은 천연가스 가격 강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4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종합상사들은 사업 다각화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X인터내셔널은 니켈 등 배터리(이차전지) 전략 광물 사업과 신재생 발전 사업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판매계약 체결, 인도네시아 탐사권 추가 확보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태양광 개발 사업을 추진, 미국·호주 등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배터리 소재 사업에선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성일하이텍이 독일에서 추진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건설에 투자를 결정했으며, 수소 등 친환경 분야에서도 남해화학·두산에너빌리티·LG화학과 수소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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