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의 발톱' 본 코스피 휘청…"2050까지 떨어질 것" 암울 전망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시금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시장이 피봇(정책 전환)을 기대한 것과 반대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강도 긴축,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을 시사한 것.
실망감은 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한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증권가에선 고강도 긴축, 금리인상 기조가 끝나지 않는 한 코스피가 계속 하락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3일 오전 10시27분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3.07포인트(-0.99%) 하락한 2313.8,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5.04포인트(-0.72%) 하락한 692.33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피봇(정책 선회) 기대감이 꺾인 여파다. 지난 2일(현지시간) 연준은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시장의 예상처럼 기준금리 0.75%포인트(p)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밟은 것. 연방기금 기준금리의 목표치도 3.75~4%로 높아졌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금리인상이 경제에 타격을 줄지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강경한 발언을 내놓으며 금리인상 종식 기대감을 꺾었다.
파월 의장은 "어느 시점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금리인상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건 매우 시기상조"라고 했다.
미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96.41포인트(-2.5%) 내린 3759.69, 나스닥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66.05포인트(-3.36%) 내린 10524.8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도 높은 인상 지속 → 빠른 물가 안정 → 큰 부작용보다 인상 속도 조절→ 물가 안정 기간 연장 → 작은 부작용'으로 흘러가는 게 연준이 원하는 그림"이라며 " 기준금리 인상 종료를 피봇이 아닌 추가 긴축의 중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인 기조를 재차 확인했기에 코스피도 다음달 FOMC 전까지 단기적으로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과거 이익 정체 수준에서 받았던 코스피 PER(주가수익배수)는 10배 수준으로 현재로 치면 2200포인트 선"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은 것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시장이 예측하는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은 8.1%p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0월 CPI는 오는 10일 발표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시장 해석과 이로 인한 통화정책 예상 변화에 증시가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높다"며 "10월 CPI 결과가 단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주식시장의 하락 추세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되고 코스피지수 최저치는 2050포인트"이라며 "긴축,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성이 바뀌어야 추세가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주식비중을 축소하고 오히려 현금비중을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변동성에 대비해 방어주, 배당주 등을 담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 비중 축소 자체는 크지 않으나 연말까지 변동성에 대비해 회피 차원에서 방어주 혹은 배당주 포지션을 일정부분 가져가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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