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애 대상 식품글로벌사업 전무 “서구인 선호 채소 사용과 미국 공장 구축으로 김치 세계화 가속”
[Interview] 이경애 대상 식품글로벌사업 총괄 전무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전지현이 한국의 ‘치맥(치킨과 맥주의 줄임말)’을 유행시키며 중국에서 치맥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최근에는 인기 K팝그룹 BTS와 ‘오징어게임’ 같은 K콘텐츠의 세계화로 K푸드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의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외식 브랜드 2위에 오르고, 해외 유명 백화점 식품관에 한국 식품 코너가 생기는 등 세계인의 혀끝에 K푸드가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K푸드 경쟁력을 콘텐츠의 힘 하나에만 의존할 순 없다. ‘이코노미조선’이 학계와 식품 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에게 K푸드의 세계화 성공을 위한 조건을 물어본 이유다. 우리보다 먼저 세계화에 성공한 J푸드(일식)의 사례에서 현지화, 고급화, 차별화라는 세 가지 성공 키워드를 배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기에 덧붙여 K푸드의 경우, 한식의 단점인 긴 조리 시간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밀키트 같은 푸드테크(첨단 기술 이용한 식품 제조·유통 고도화)가 K푸드 확산과 함께 주목받는 배경이다. [편집자주]
“미국은 김치 세계화를 위한 전초 기지가 될 것이다.”
이경애 대상 식품글로벌사업총괄 전무는 10월 17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1위 김치 제조업체인 대상은 미국 LA에 김치 생산 공장을 구축, 올해 3월부터 현지 생산에 들어갔다. 국내 식품기업 중 미국에 김치 공장을 만든 건 대상이 처음이다. 미국은 일본에 이어 한국산 김치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국산 김치의 대미 수출액은 2825만달러(약 413억원)로 2020년 대비 22.5% 늘었다. 10년 전인 2011년(279만달러)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 전무는 “미국 공장 가동을 통해 현지 소비자 니즈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원재료 수급의 유연하고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외에서 김치가 인기를 끈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시작 이후 전 세계적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발효식품의 면역력 증진에 대한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한국의 전통적 발효식품인 김치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K콘텐츠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도 김치 수출 증가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K콘텐츠에 대한 사랑이 K푸드(한식)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상의 종가 김치 수출은 얼마나 늘었나.
“김치 수출 증가 덕에 2021년 대상의 해외사업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2021년은 국내 김치 총수출액(1억6600만달러)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해였다. 2021년 대상 종가 김치 수출액은 6700만달러(약 979억원)로 2016년(2900만달러) 대비 131% 이상 늘었다. 올해의 경우 8월까지 집계된 자료를 보면 국내 김치 총수출액 가운데 대상 종가 김치 비중은 약 60%를 차지했다.”
주력하는 해외 시장이 있나.
“국내 시장은 성장이 정체됐지만,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은 우리에게 새로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곳이라고 본다. 대상의 2021년 해외 사업 매출은 국내를 포함한 전체 사업 매출 중 약 34%를 차지했다. 2020년(24%) 대비 10%포인트 더 올랐다. 미국 시장 공략에 주력하면서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올해부터는 LA 공장이 가동됐고, 미국과 캐나다에선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 채널로 종가 김치 입점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LA 공장에서 생산되는 김치 제품의 주요 원료인 배추, 무, 파 등은 현지에서 조달해 사용하도록 원재료 공급망도 구축했다.”
미국에 김치 공장을 만든 이유는.
”기존에는 미국 내 한국인 교민들이 주된 김치 소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현지인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미국 현지인들을 공략하기 더욱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미국은 북미 전 지역과 유럽까지 김치를 공급하는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만들어 보내는 것이 운송비 절감 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서 김치 생산량을 대폭 늘려갈 방침이다.”
맵고 짠 김치에 대한 현지인들의 거부감도 있었을 텐데.
”대상은 해외 소비자 입맛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김치의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먼저,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배추김치 외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김치를 개발하고 있다. 현지인이 선호하는 채소인 양배추·케일·당근을 활용한 종가 김치 3종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글루텐프리(gluten free), 비건(vegan) 등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김치 신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또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소비자를 위한 마일드 김치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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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날개 단 K푸드
①한국 농수산 식품 사상 첫 100억불 돌파
②[Infographic] K푸드(한식) 세계화
Part 2. 세계로 뻗어나가는 K푸드
③[Interview] 윤홍근 제너시스 BBQ그룹 회장
④[Interview] 잭 프랜시스 모란 SPC 글로벌사업지원 총괄 부사장
⑤[Interview] 이경애 대상 식품글로벌사업 총괄 전무
⑥[르포] 케이콘 현장, 韓流 타고 일본 팬 사로잡은 K푸드
⑦[르포] 韓流 열풍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현장
⑧[Interview] 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
⑨[Interview] 권윤아 쇼피코리아·재팬 지사장
Part 3. 전문가 제언
⑩[Interview]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
⑪[Interview] 송창주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동양학과 교수
⑫[Interview]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아시아 인스티튜트 이사장·칼리다스 셰티 노스다코타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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