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다른 ‘모성(母性)’이 온다[스경X초점]
극장가에 색다른 ‘모성(母性)’이 온다. ‘희생’의 아이콘이었던 K 모성애가 아닌 현실에 가까운 모성을 그리며 공감대를 건든다. 영화 ‘첫번째 아이’(감독 허정재)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감독 김세인)다.
‘첫번째 아이’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의지할 수도 홀로 설 수도 없는 세상과 마주한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 중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직한 ‘정아’(박하선)는 아이를 돌봐주던 친정 엄마가 쓰러지자 직장과 육아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남편(오동민)은 자신의 사회생활에만 휘둘리고, ‘정아’를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기존 모성애 강한 캐릭터였다면 주저없이 육아를 택했겠지만, ‘정아’는 다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고민하는 요즘의 ‘워킹맘’답게 일도, 육아도 놓을 수 없다. 궁지에 몰리던 ‘정아'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떠올린다.
이 작품은 희생을 요구하는 ‘모성’보다는 육아에 대한 고민을 현실감있게 그려낸다.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졌을 법한 부부 사이 육아 갈등은 물론, 직장 내에서 ‘워킹맘’이라 ‘죄송한 마음’을 강요당하는 상황 등을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박하선의 연기력도 ‘색다른 모성’을 형상화하는 데에 적절하게 불을 당긴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조금 더 파격적인 ‘모성’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마땅히 받아야 할 마음을 원하고 기대했던 딸 ‘이정’(임지호)과 엄마 ‘수경’(양말복), 두 사람이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서로의 마음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극 중 ‘수경’은 모든 감정 쓰레기를 딸 ‘이정’에게 쏟아붓고도 일말의 가책 한 번 느끼지 않는 엄마다. 그럼에도 ‘엄마’기에 참아내던 ‘이정’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계기로 엄마와 딸 사이 관계 변화를 시도한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를 살아가는 K-딸들이라면 누구나 부딪혀봤을 법한 엄마와 ‘애증’ 섞인 관계를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수경’이 ‘이정’에게 “넌 왜 이리 유난이야!”라고 하는 장면이나, ‘이정’이 “엄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 거잖아! 사과해”라고 울부짖는 장면들은 누군가의 가슴엔 콕 박히기도 한다.
이처럼 두 작품은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답습해온 고전적인 ‘모성’이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하면서 저마다 색깔을 지켜낸다. 현실적인 ‘모성’의 다양한 발현을 보고 싶다면 오는 10일 극장가로 가도 좋을 듯 싶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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