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이창용 “美금리 인상에 높은 경계감 유지”...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미 연준 네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
“시장 변동성 커지면 시장안정조치”
오는 24일 한은 금통위 빅스텝 가능성↑
미 연준 네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
“시장 변동성 커지면 시장안정조치”
오는 24일 한은 금통위 빅스텝 가능성↑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오전 7시 30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관계 기관이 참석하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주요 결과와 국제금융시장 동향, 회사채·단기자금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날 새벽 북한 도발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FOMC 결과에 대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향후 우리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그 어느때 보다도 높은 경계감을 유지하며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북한 도발과 관련, 이날 새벽까지 국제금융시장 반응을 볼 때 아직까지는 국내금융시장에 대한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항상 잠재돼 있는 북한 리스크의 현재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관련 시장상황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간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또다시 단행했다. 지난 6월, 7월, 9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 수준까지 올라 한국(기준금리 연 3.0%)과의 금리 차가 더욱 벌어지게 됐다.
이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이 제약적인 구간으로 깊숙이 진입함에 따라 이제는 금리 인상 속도보다는 최종 금리 수준(how high)과 지속 기간(how long)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최종 금리 수준은 높아졌고 금리 인상 중단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금리 인상 폭을 줄일 수도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그간 긴축 통화정책의 누적된 효과와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상황 진전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폭 및 결정 시점, 인플레이션 기대 고착화 가능성, 통화정책 시차, 경기 연착륙 가능성 등을 파월 의장에게 질문했다.
한은 워싱턴주재원은 FOMC 결과와 기자간담회 내용에 대해 “파월 의장이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달성하기까지 갈 길이 남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피봇(pivot, 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 가능성을 차단했으나 정책결정문에 금리 인상 속도 고려 요인이 명시된 점을 볼 때 12월 FOMC에서 최종 정책금리(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참석자들 간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 연준이 또다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오는 24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또다시 벌어진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이어 올해 1월과 4월, 5월, 7월(빅스텝), 8월, 10월(빅스텝) 총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연 3.0% 수준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오전 FOMC 회의 관련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환율, 자본유출입 등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안정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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