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발언에 나스닥 3.4% 급락… 코스피 한때 2300 무너져

3일 코스피도 2300선 무너지며 출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의 여지를 열어놨다./신화 연합뉴스

2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피벗·Pivot)을 기대하며 잠시 상승했던 뉴욕증시가 이후 발표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실망하며 급락세로 돌아선 뒤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05.44포인트(1.55%) 떨어진 3만2147.7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96.41포인트(2.50%) 하락한 3759.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6.05포인트(3.36%) 급락한 1만524.8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연준의 ‘속도 조절’ 언급에 상승했지만, 파월 발언으로 급반전

이날 뉴욕 증시는 연준과 파월이 각각 보인 입장에 반대 방향으로 출렁였다.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하면서도, 긴축적 통화정책의 누적 효과와 경제 영향의 시간차를 향후 고려하겠다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 여지를 공식화하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면서 내년 금리가 5%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을 가능성을 시사하자 주요 지수는 곧바로 하락 반전했다.

이후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중단 고려는 매우 시기상조”, “우리는 갈 길이 멀다” 등 전반적으로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의 유지 필요성을 확인하면서 장 마감 직전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최종금리가 기존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뿐 아니라 이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연준 수장이 재확인한 것이 증시에 금리 부담을 되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종목인 애플,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는 3%대 후반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과 테슬라는 각각 4.9%, 5.6% 급락했다.

브랜디와인글로벌 투자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잭 매킨타이어는 CNBC방송에 “파월의 어조는 꽤 매파적이었다”면서 이날 회견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는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힌트는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파월 발언 여파, 코스피도 2300선 다시 무너져

미 증시 급락 여파로 3일 국내 증시도 하락세로 출발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이날 오전 9시 28분 기준 전거래일보다 36.99포인트(1.58%) 떨어진 2299.8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39.42포인트(1.69%) 내린 2297.45에 개장해 2300선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8억원, 28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개인이 홀로 69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9원 오른 1425.3원에 출발한 뒤 장 초반 1420원대 후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