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비대면으로 40분 만에 코로나 진단까지 끝낸다

한국기계연구원, 로봇 검체 후 검사도 하는 비대면시스템 개발

비대면 검체 채취로봇 일체형 고속 전자동 분자진단 시스템.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의료현장에서 비대면으로 검체 채취와 진단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로봇으로 검체를 채취하면 검체가 자동으로 검사장비로 옮겨져 결과가 나온다. 검체 체취를 포함해 결과 도출까지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선별진료소나 공항, 응급환경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3일 서준호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기계연구실 실장과 이동규 책임연구원팀이 이 같은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선별 진료소에서 이뤄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진단 검사에는 약 6~12시간이 소요된다. 대면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이송, 진단 과정까지 포함한 시간이다. 진단 검사 자체도 1~2시간이 소요된다. 

그간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가열과 냉각의 반복 과정을 고속으로 수행하는 기술인 ‘고속 열주기 기술’ 등을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고속 열주기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칩의 제조 단가가 비싸고 실시간 정량 분석이 어려워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새로운 고속 열주기 기술을 개발했다. 소량의 검체만 반복적으로 가열과 냉각을 반복해 유전자를 증폭하는 기술이다. 전체를 반복 가열하거나 냉각하지 않아 기존 장비 대비 4.2배 빠른 속도로 진단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검사 장비를 만들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기존 장비와 동일한 시스템을 갖고 있으면서도 칩이 필요 없는 형태”라고 말했다.

박테리아 DNA와 코로나19 바이러스 RNA를 대상으로 이 장비를 실험한 결과, 검체 채취 후 검사결과 도출까지 박테리아 DNA는 25분, 코로나19 바이러스 RNA는 40분이 소요됐다. 장비의 정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이러스 증폭량(CT값) 역시 기존 장비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술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돼 현장에서 비숙련자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며 “기술 상용화를 위한 기업과의 협력을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참여 연구진. 이동규 책임연구원(왼쪽에서 네 번째), 서준호 연구실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기계연 제공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