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신발 한짝, 다시 신을 수 있을까"…'이태원 참사' 생존한 교환학생

이승주 2022. 11. 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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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 신발을 신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발을 보면) 그 때가 처음부터 다시 떠오를 만큼 고통스럽다."

이태원 핼로윈 참사 생존자인 카노는 사고 당시 잃어버렸던 흰색 나이키 운동화 한 짝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글은 카노와 함께 당시 이태원에서 놀던 한 친구가 올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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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체육관에 참사 물품 보관 중, 유족들 찾으러 방문
멕시코 교환학생 생존자, 나이키 운동화 한짝 찾아
30분 못 움직이다 탈출…"간헐적으로 숨쉴 수 없어"
벨기에 교환학생, 친구 경고에 무사…친구는 중태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다목적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유실물센터를 찾은 유족이 물품을 찾고 있다. 2022.11.0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다시 이 신발을 신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발을 보면) 그 때가 처음부터 다시 떠오를 만큼 고통스럽다."

멕시코에서 온 교환학생 카롤리나 카노(21)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태원 핼로윈 참사 생존자인 카노는 사고 당시 잃어버렸던 흰색 나이키 운동화 한 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서울의 한 체육관에는 지난달 29일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수습된 수백 개의 물품이 여전히 보관 중이다. 텔레토비 마스크부터 짝이 맞지 않은 일본 나막신, 뒤축에 긁힌 자국이 있는 하이힐, 흙투성이가 된 흰 재킷 등이 이름표가 붙여진 채 줄 맞춰 가지런히 놓여있다.

이곳에는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들이 현장에서 잃어버린 신발이나 옷 등을 찾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일 서울 용산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관련 유실물 센터에서 유가족들이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가족의 유품을 찾자 오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1.01. photo@newsis.com


카노도 이곳에서 운동화를 찾았다. 하지만 차마 직접 가지는 못해 같은 반 친구에게 부탁했다. 그녀는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의식을 잃기 직전 누군가 홱 잡아 당겼고, 그 때 신발을 잃어버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파에 갇혀 있을 때 한 남성이 팔꿈치를 호흡기 부위에 대는 바람에 간헐적으로 숨을 쉴 수 없었다. 게다가 최소 30분 동안 움직이지 못 했다"며 "(그 당시 탈출을)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신발을 찾아준 친구는 벨기에에서 온 교환학생 미키타 샤타우(21)다. 그는 카노를 포함 같은 반 친구 2명의 물건 10개를 찾으러 체육관에 방문했다.

샤타우는 WP와 인터뷰에서 "체육관에 들어가는 게 정말 무서웠다"며 "안이 너무 조용해서 조금 섬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에 들어가 그저 모든 것들을 보았고, '세상에! (이곳에 있는 물건들이 참사로) 죽거나 여전히 크게 다친 사람들의 것이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소방구급 대원들이 사망자를 이송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00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2022.10.30. bluesoda@newsis.com


이태원에 살고 있는 샤타우는 참사 당일 밤 집을 나서려다, 오후 11시32분께 교환학생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글을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그 글은 카노와 함께 당시 이태원에서 놀던 한 친구가 올린 것이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충돌되는 사고가 났고, 막 구조됐다. 이태원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샤타우는 WP에 "이 둘과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참사 현장에서) 탈출한 이들을 위해 집을 개방했다"고 말했다. 채팅방에 글을 올린 친구는 현재 생명에 지장이 있는 중상을 입고 입원 중이다.

샤타우는 당시 집 옥상에서 바라본 이태원에 대해 "얼마나 큰 소리가 났는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곳곳에서 빨간·파란색 불빛이 비췄는데,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고 묘사했다. 이어 "이상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살아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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