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바닥 CPR’ 간호사 자매…“무릎 다 까져, 아수라장이었다”

이하린 2022. 11. 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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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SBS 방송화면]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현장에서 쓰러진 수십 명의 시민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간호사 A씨와 간호조무사 B씨 자매의 이야기가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두 사람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0분께 이태원 세계음식문화 거리를 걷던 중 인파에 떠밀리다 “사고가 났으니 밀지 말아달라“는 한 시민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이들은 의료진과 함께 뛰어다니면서 약 3시간 동안 40~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CPR 실시, 맥박 확인 등 구호 활동을 펼쳤다. 특히 누군가가 건넨 립스틱으로 환자들의 상태를 표시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도 시민을 돕기 위해 나섰다.

지난달 29일 오후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일 진행된 SBS 인터뷰에서 자매는 ‘생지옥’을 봤다고 말했다. 언니 A씨는 ”아수라장이었다“면서 ”누워있는 사람에게 서너 명이 들러붙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동생 B씨는 사고 당시 한 시민이 “CPR 하실 수 있으신 분 계세요”라고 물어봤다며 “언니가 간호사고 저는 간호조무사인데 ‘저희 할 줄 알아요’라고 말했다. 한 사람당 30분씩 3시간, 3시간 반 정도(CPR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의식이 돌아온 사람도 있었지만 끝내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B씨는 “‘N’이라고, ‘돌아가신 환자로 판명된다’는 체크를 해놓는 건데 어떤 분은 제가 표시를 했는데도 ‘왜 끝까지 안 살려보고 표시를 하느냐, 살릴 수 있다’ 이러셨다”고 말했다.

A씨는 “스타킹도 다 찢어지고 막 무릎도 까졌다”며 “왜냐하면 맨바닥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CPR을) 해야 했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자매는 구조에 힘을 보태며 밤을 새운 시민끼리 위로와 고마움을 나눴다며 “다 일면식이 없는 분들이었는데 서로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는 뭉클한 일화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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