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3분기 7039억원 영업이익…연간이익 창사 후 첫 5조원대 ‘눈앞’
석유사업 주춤에도 윤활유서 역대최대 이익
SK온 손실 축소, EBITDA 첫 흑자
“정제마진 점차 회복 기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SK그룹의 에너지 부문 중간기주사 SK이노베이션이 지난 3분기 7000억원대의 이익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축소 등 하반기 들어 비우호적으로 변화된 사업환경으로 2분기보다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로써 올 들어 3분기까지 4조7000억원 가량의 누계 이익을 시현한 SK이노베이션은 창사 이래 첫 5조원대 연간이익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또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변동성이 심화된 상황이지만 이같이 안정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친환경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조7534억원, 70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조8481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6253억원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0조2850억원, 352억원 늘었다.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 손실과 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이 늘면서 영업외손실이 4004억원이 발생됐고 이에 따라 세전 순이익은 3035억원에 그쳤다. 순차입금은 배터리 설비 증설 등의 영향으로 13조8429억원을 기록, 작년말 대비 5조4300억원 증가했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1조9126억원 가량 감소한 3165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국 긴축기조 강화와 중국의 대규모 수출쿼터 발표 등으로 유가·정제마진이 하락한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단, 트레이딩 부문에서 변동성 높은 시황을 활용한 고마진 제품 판매를 늘리고 저가 유분 배합을 활용한 선박유 시장을 확대,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화학부문은 전 분기대비 323억원 증가한 10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에도 불구,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제품값-원료값) 확대와 환율 상승 등으로 마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석유개발 사업은 판매 물량이 감소하면서 이익이 전 분기대비 57억원 감소한 160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윤활유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분기보다 808억원 증가한 336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석유 사업을 능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축소 상황에서 수급의 타이트한 균형이 유지되면서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봤다. 소재사업은 제품 종류별 판매량 변동과 일회성 비용 증가로 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배터리 사업(SK온)은 미국, 유럽 신규 공장 안정화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판매가 반영으로 2조1942억원의 매출을 시현했다. 이는 2분기보다 9062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2분기 3000억원이 넘었던 영업손실규모도 1346억원으로 줄었다. 현금창출여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94억원으로 첫 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 중국에서 신규 공장 건설을 앞두고 있어 매출·수익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게 회사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이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배터리사업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정세 변화와 동절기 진입으로 인한 난방유 수요 증대 등으로 정제마진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 비전인 ‘올타임 넷제로(2062년까지 설립 후 배출 탄소 전량 상쇄)’을 선언한 SK이노베이션은 열악해진 대외환경에도 친환경 투자는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양섭 재무부문장은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고도화 설비 가동 확대 등 운영 최적화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타임 넷제로’ 달성을 위해 그린 사업으로의 전환 투자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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